[프로배구] 우리캐피탈 데뷔 ‘내 시작은 미약했으나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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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배구 신생팀 우리캐피탈 선수들(왼쪽 둘째부터 손석범·신영석·안준찬)이 서울 올림픽 제2체육관에서 열린 시범 경기에서 켑코45 이병주(左)의 스파이크를 가로막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배구 신생팀 우리캐피탈이 데뷔전을 치렀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젊은 선수들의 패기 넘치는 플레이는 앞으로의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우리캐피탈은 23일 서울 올림픽 제2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시범경기 1차전에서 켑코45에 세트 스코어 0-3으로 졌다. 우리캐피탈은 매 세트 중반까지 분위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라이트 공격수 손석범을 빼고는 전 출전 선수가 신인인 우리캐피탈은 좋은 분위기를 끝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중반 이후 상대의 노련함에 발목을 잡혔다.

◆아쉬운 주전 세터 공백=우리캐피탈은 그간 세터 이동엽을 중심으로 훈련해 왔다. 그런데 10일 인하대와 연습경기 도중 이동엽이 발목인대를 다쳤다. 백업세터는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마지막 순위(4라운드 8순위)로 뽑은 이승현뿐이었다. 이승현은 한양대 시절에도 1년 선배인 한선수(대한항공), 1년 후배인 김천재에게 밀려 벤치를 지키는 날이 더 많았다. 우리캐피탈에서도 만날 수비 연습만 했던 이승현은 열흘가량 공격수들과 호흡을 맞추고 이날 경기에 출전했다. 이승현의 토스는 낮고 짧았다. 우리캐피탈 공격수들의 공격은 불편해 보였고 13차례나 상대에게 가로막혔다.

◆기존 팀 못지않은 화력=세터와 손발이 맞지 않지 않는 악조건 속에서도 우리캐피탈의 젊은 선수들은 매 세트 켑코45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공정배 켑코45 감독은 경기 내내 표정이 일그러졌다. 센터 신영석(8점), 레프트 최귀엽(10점)과 안준찬(9점) 등 우리캐피탈 주전 공격수들은 대학 시절 팀의 에이스였다. 이들은 성에 차지 않는 토스였지만 볼을 살살 달래가며 공격을 성공시켰다.

◆네트를 사이에 둔 형제=이날 경기에서는 네트 양쪽으로 나뉘어 선 최귀동(25·켑코45)·최귀엽(23) 형제의 맞대결도 관심거리였다. 배구 입문은 동생이 빨랐다. 둘은 인하대 시절 한솥밥을 먹었다. 최귀엽은 청소년대표 등 엘리트 코스를 거쳤지만 최귀동은 동생의 그늘에 가려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이날 3세트가 시작하자마자 최귀동은 최귀엽의 시간차 공격을 가로막고는 두 팔을 뻗어 포효했다. 하지만 득점에서는 동생이 형(8점)에게 2점 앞섰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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