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설 특집] 수정과 향기 나는 예술영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4면

전과 떡에 물렸을 때 시원한 식혜나 수정과 한잔이 그리워지듯, 올 설 극장가에도 잠시 눈과 귀를 청량하게 만들 영화들이 기다리고 있다. 굵직한 예술영화면서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연인들의 데이트 무비로도 손색없는 두 편이 재개봉됐다.

2007년 22만 관객 동원 신화를 썼던 아일랜드 영화 ‘원스’(사진)가 재개봉 사흘 만에 2400명을 동원하며 질주 중이다. 주말 좌석 점유율이 65%나 될 정도로 호응이 크다. 아무 상관없던 두 남녀가 음악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음악 선율만큼이나 은근하고 기억에 오래 남는 영화. 서울 CGV 압구정·메가박스 코엑스·씨네코드 선재 3곳에서 상영 중이다. 전체 관람가.

예술영화 팬이라면 낯익은 이름, 아녜스 자우이 감독의 ‘타인의 취향’도 8년 만에 서울 아트하우스모모에서 재개봉됐다. 2001년 당시로서는 파격적 스코어인 5만 명을 동원했다. 여러 남녀가 사랑의 완성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다채로운 색깔로 표현해낸 섬세한 프랑스 영화. 15세 이상 관람가.

이 밖에 팔순 농부와 40년을 살아온 단짝 소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린 독립다큐 ‘워낭소리’(전체 관람가), 고집 센 나비수집가 할아버지와 소녀의 잔잔한 우정이 담긴 ‘버터플라이’(전체 관람가) 등도 연휴를 보내는 무난한 선택이 될 듯싶다.

기선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