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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목만 야하더라 - '섹시블루''란제리'등 내용과는 전혀달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제목만 보고 극장에 가지 말자. 6일 개봉되는'섹시 블루'는 제목만 보고 얼핏 준 포르노성의 멜로드라마를 기대한다면 오산이다.최근 떠오르는 섹시 스타 카메론 디아즈가 주연한다고 해서 이 영화에서 그녀의 매력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오히려 하비 케이틀이나 크레이그 셰퍼등 연기 달인들에 대조되는 어설픔을 노출시키고 있다.

14일 개봉되는 프랑스 영화'란제리'를 보러가면 속옷만 입은 늘씬한 몸매를 한껏 감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면 크게 실망할 것이다.

프랑스식 트렌디 코미디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감동적인 홈 코미디'네프 므와'를 만든 파트릭 브라우데가 감독.각본.주연한 역작이다.

원제가'사랑과 혼돈(Amour et Confusion)인 이 작품은 속옷 제조 회사를 무대로 했기 때문에 붙은 제목이다.

혼란스런 현대 도시와 비즈니스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애틋한 로맨스를 그리고 있는'란제리'의 묘미는 여자들의 속옷을 훔쳐보는 것이 아니라'프랑스의 우디 앨런'으로 취급받는 브라우데 특유의 재치 있는 대사들을 감상하는 것이다.

'란제리'가 갖고 있는 관음증과 관능과는 전혀 거리가 먼 평범한 성인들의 고민과 애환을 부담없이 구경해보는 재미가 오히려 아기자기하다.

이제 우리 관객수준도 높아져 이들 영화는 제목만 보고 C급영화 취급을 받을 우려가 있다.

값싼 제목 때문에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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