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에게 못할 시술이면 당연 말아야죠” 신학철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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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원장

“내 가족에게 시술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가 아니면 환자에게도 시술 하지 않습니다.” 피부 레이저 치료의 권위자 신학철피부과의 신학철 원장은 기자에게 손등에 하얗게 파인 자국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레이저시술 도입 초기 레이저 기기를 구입하기 위해 해외에 나갔을 때 임상사례를 보지 않은 채 구매할 수 없어 직접 자신의 몸에 시술해 본 흔적이란다. 그의 완벽주의 기질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새로운 기계 도입 시에는 환자에게 시술하기 전에 딸과 아내에게 먼저 시도해보고 안심할만한 결과를 얻은 후에야 환자들에게 적용했다.

신원장의 이런 자세는 병원 내에 배치된 레이저 기계 수에서도 나타난다. 몇 대의 레이저만으로 여러 가지 피부트러블을 해소하기보다는 문제 피부의 특성에 따라 개별화된 시술을 고집하다 보니 레이저 수가 20여대로 내로라 하는 종합병원 피부과보다 그 수가 훨씬 많다. 레이저기계 업체에서는 새로운 기계 도입시 이곳을 먼저 찾는다. 신원장의 평가를 들어보기 위해서다.

이런 그에게 병원을 확대하고 새로운 사업제안을 하는 이들도 많을 성 싶어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아직 레이저 시술 분야에서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그저 열심히 연구, 진료해서 피부 레이저 치료분야에 힘을 다하고 싶습니다” 라고 선을 긋는다.

78년 의대를 졸업하고 군의관시절을 거쳐 상계동과 대치동에 연이은 개원, 레이저라는 새로운시술을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시술하고 싶어 이미 터를 잡고 있었던 상계동을 접고 대치동에 개원을 했지만 큰 시련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고객들에게 늘 감사하다. 자신의 성실함과 치료효과를 인정해준 고객들이 입소문으로 다른 고객들을 소개해주어서 오늘의 심학철 피부과가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귀공자풍의 얼굴에다 다소 내성적으로 보이는 그가 환자를 대할 땐 어떤 지 묻자 “피부문제만을 보기보다는 환자의 마음을 먼저 헤아리려고 합니다. 피부 질환이 내과질환에 비해 가벼운 문제라고 볼 지 모르지만 당사자는 대인관계를 기피할 정도의 심각한 정신적 장애를 겪습니다. 그 점을 간과하지 않으려고 말 한마디에도 신경을 씁니다. 다음으로 처음부터 좋은 이야기만을 하지 않습니다. 부작용과 개선에 필요한 요건 등을 분명히 말해주고 함께 치료해나가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진료 환경조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

신원장은 진료실 밖에서는 무료진료를 하는 의사로 많이 알려져 있다. 십 수년을 변함없이 을지로 지하보도에서 매주 무료 진료를 하고 있는 그는 때로 이 일이 얼마나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지 회의가 든다고 하면서도 좁은 진료실에서 할 수 없는 좀 더 적극적인 진료 활동을 통해 세상과 만나고 있다. 추운 날 맨손으로 환자를 보는 그에게 장갑을 건네준 기자에게 손사래를 쳤다는 그는 장갑이나 마스크가 당연한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힘든 상황에 있는 노숙자들에겐 거리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안 한다며 맑게 웃는다.

명함을 갖고 명함에 있는 글자를 지울 때 글자색에 따라 적용하는 레이저가 다름을 설명해주고 있는 신학철 원장

기독교인인 그에게 살아오며 어려운 고비는 없었냐고 묻자 자신처럼 순탄하게 일이 잘 풀려온 경우도 없는 것 같단다. 그래서 더 감사하다고. 의대를 진학하게 된 동기가 고등학교에서 해당 지방 외에는 원서를 써주질 않아 의대를 가게 되었다는데, 그 때는 억울하고 화도 났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다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려고 그랬던 것 같단다. 그래서 좋아하는 성경구절이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라고 한다. 굴곡 없는 삶을 산 것도 때마다 바른 선택을 하게 된 것도 다 하나님의 인도하심 때문이라고 돌린다.

인터뷰 중간에도 레이저 이야기가 나오면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 같아지는 신학철 원장. 피부단면도를 보여주며 피부 층에 생긴 문제 별로 왜 레이저가 달라야 하는지를 설명하다 이마저도 성에 차지않았는지 명함에다 직접 레이저 실험을 보여줬다. 검은 색만 세밀하게 지우는 레이저, 흰 종이를 지우는 레이저… 짧은 시간이지만 그는 기자에게 최선을 다해 기자를 이해시키려 노력했다.

다음은 신학철원장과의 피부치료에 대한 일문일답이다.

Q: 처음 진료하러 올 때의 주의 사항은?
A: 여성은 화장을 지우라고 한다. 업무가 있어 화장을 해야 할 경우는 진료 후 다시 할 수 있도록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여성의 피부는 눈으로 보이는 문제보다 정밀하게 피부 속까지 봐야 어떤 치료를 얼마간 해야 할 지 계획이 선다.

Q: 요즘은 광고성 정보로 인해 소비자들이 피부치료방법 선택에 고민이 많은데.
A: 가장 쉬운 방법은 전문의를 찾는 것이다. 환자들에게는 문제가 있으면 몇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아보라고 한다. 많이 들어보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게 후회를 줄일 수 있다.

Q: 레이저치료에 대해 간략히 설명달라.
A: 레이저치료는 기미, 검버섯, 주근깨, 흉터, 문신, 혈관종, 점, 안면홍조증. 주름살 등이 있는 문제 피부에 가볍게 1도화상을 입혀 피부를 재생해주는 원리를 이용한다. 치료과정에서 약간의 통증과 흉터를 갖게 되고 한번에 좋아지기보다는 여러 번 시술을 받아야 한다. 시술 후에는 3~6개월 정도는 자외선을 피해야 하고 평소보다 약간 짙은 화장을 하는 것이 좋다.
레이저 시술은 한두 가지 레이저 기기로 모든 질환을 치료하게 되면 치료 효율이 떨어지므로 치료받을 때는 레이저 전문 치료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레이저전문병원은 탄산가스레이저에 붉은색,검정색 그리고 피부주름을 해소할 수 있는 레이저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조인스닷컴 최은숙기자(choialth@join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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