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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검은 별’들 취임식 빛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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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무하마드 알리부터 타이거 우즈까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 흑인 스포츠 스타들이 대거 초대받았다. 20일(현지시간) 열리는 오바마의 취임식에 나오는 스타는 알리, 우즈를 비롯해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케츠의 센터 디켐보 무톰보, 야구 명예의전당 헌액자인 데이비 윈필드, 조지타운대 농구 감독을 지낸 존 톰슨 등이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감독인 제리 로이스터도 참석한다.

취임식에 가는 스포츠 스타들은 대개 흑인 인권에 상징적인 사람들이다.

알리는 흑인 인권과 반전 등 사회 문제에 관한 영향력 때문에 20세기 최고의 스포츠인으로 불린다. 무톰보는 고향인 아프리카 콩고의 민주화와 어린이 자선재단에 10년째 관여하고 있다. 톰슨은 ‘흑인은 머리가 나빠 감독을 할 수 없다’는 편견과 싸우면서 조지타운대에서 장기간 명감독으로 이름을 날렸다. 톰슨은 “흑인 대통령의 탄생은 노예 해방 이후 흑인 사회의 가장 위대한 사건”이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타이거 우즈도 백인 스포츠인 골프에서 온갖 차별을 딛고 최고의 선수가 됐다. 이미지 관리를 위해 정치적인 일엔 입을 열지 않았는데 오바마 당선 후 “흑인 대통령 탄생을 오랫동안 기다려왔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18일엔 워싱턴 링컨기념관에서 열린 콘서트 ‘우리는 하나’에 참석해 연설하기도 했다.

알려진 대로 오바마는 농구선수 출신이다. 오바마는 20일 취임 연설에 앞서 3대 3 농구 시합을 하면서 대통령 업무에 대한 의지를 다질 계획이다. 백악관에 농구코트도 만들기로 했다.

그래서 특히 NBA 선수들 사이에서 오바마의 인기가 매우 높다. 흑인이 주류인 NBA 선수들은 대선 기간 중 경기보다 대선에 더 관심을 가졌으며 오바마와 존 매캐인의 지지가 8대 1 정도였다고 보도됐다. 시즌 중인 무톰보는 19일 덴버에서 경기 후 워싱턴으로 날아와 취임식에 참석하고 곧바로 휴스턴으로 가야 하는 바쁜 일정이지만 “꼭 봐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뉴욕 닉스에서 뛰고 있는 크리스 듀혼은 “경기 스케줄 때문에 취임식에 가지 못해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시카고 불스 시절 지역 상원의원이었던 오바마와 연습 경기를 하곤 했다.

하와이 푸나후 고교 농구팀에서 활약한 오바마는 재미교포 여자 골프 스타인 미셸 위의 고교 선배이기도 하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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