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증권사 사장 교체 - 28개사 株總 경영악화 문책 인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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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오랜 증시침체로 수지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증권사들은 3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사장이 4명 바뀌고 전체임원의 4분의1이 넘는 52명이 새로 선임되는 등 경영진이 대폭 물갈이됐다.

주가가 연일 상승곡선을 그리는 등 모처럼 되살아나는 조짐이 있음에도 증권사의 임원교체폭이 이처럼 큰 것은 경영악화에 따른 문책성 인사가 많았기 때문이다.

동원증권과 한화증권은 김정태(金正泰)부사장과 김재룡(金載龍)부사장을 사장으로 내부승진시켰고 일은증권은 이세선(李世善)전제일은행 전무를,한진투자증권은 동양화재해상보험의 조정호(趙正鎬)부사장을 각각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 가운데 올해 39세로 한진그룹 소유주의 넷째아들인 趙씨의 사장 선임은 증시침체로 적자에 허덕이는 회사경영을 친정체제를 통해 직접 챙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우증권은 경영실적이 크게 악화돼 대우선물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오호수(吳浩洙)씨를 비롯해 부사장 2명이 모두 물러나고 전무.이사.감사등도 모두 5명이나 퇴임했다.

또 지난달 23일 주총을 실시한 한국산업증권은 대표이사와 부사장을 제외하고 전무 3명을 포함한 임원 전원이 실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증권업계가 2년 연속 5천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상당수 증권사가 배당을 전혀 실시하지 못했으나 신영증권은 보통주 8%,우선주 9%의 배당을 실시해 눈길을 끌었다.영업실적이 호조를 보인 대유.부국.유화증권등의 배당률도 높은 편이어서 내실경영을 해온 일부 중소형사들의 주총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이번 주총은 또 상당수 증권사들이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과 함께 일반공모증자제도를 도입한 것도 특징으로 꼽히고 있다.

선경.한화.대신.동원.한양.서울.조흥증권등 모두 7개사가 이 제도를 정관에 신설했다.이는 영업실적에 따른 성과급제가 증권업계에 빠르게 확산된데 따른 것으로 올초 이 제도가 도입된 이래 단일업종으로는 실시 회사수가 가장 많아진 것이다.

이밖에 일반공모증자제도를 도입한 증권사도 대신.고려등 7개사에 이르렀다.

김동호 기자

<사진설명>

28개 증권사들이 31일 일제히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사진은 대우증권 주총장에서 한 주주가 질문하는 모습.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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