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총선 2차투표 사상 유례없는 混戰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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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프랑스 총선 1차투표 결과는 변화를 원하는 프랑스 유권자들의 욕구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집권 중도우파 정부에 대한 높은 불만에도 불구하고 중도우파연합이 일단 유리하다는게 총선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의 일반적 관측이었으나'한번 바꿔보자'는 유권자들의 심리가 예상보다 훨씬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파대통령에 좌파내각이 공존하는 코아비타시옹이 현실론으로 대두되면서 그동안 우파정부가 추진해온 주요 정책노선도 대폭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차투표 결과는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조기총선'도박'이 자칫 실패할지 모른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시라크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단행한 의회 해산의 배경이 국민에게 제대로 납득되지 않은데다 12.8%에 이르는 기록적 실업률,우파연합의 선거전을 총지휘한 알랭 쥐페 총리에 대한 불만등이 1차투표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이와 함께 이달초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이 일으킨'장미바람'도 프랑스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야당은 물론 여권 내에서도 국립행정학교(ENA) 출신 특유의 독선적 스타일로 비판받아온 쥐페 총리가 2차투표 결과에 관계없이 총리직 사임등 불가피한 정치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는 6월1일 실시될 2차투표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혼전이 예상된다.비록 1차투표에서 사회당등 좌파연합이 우세를 보였지만 앞으로 1주일간의 선거전략에 따라 상당한 변화가 가능하다.1,2차로 나뉘어 실시되는 프랑스 선거의 특성상 1차투표에서 우세를 보였다 해도 2차투표에서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게 돼있다.여러 정당이 난립,산표(散票)가 많은데다 1차투표에서 탈락한 후보의 지지자들이 2차투표에서 어느 후보에게 표를 던질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우파는 지난 78년 총선 당시 1차투표 결과가 이번보다 더 나빴지만 2차투표에서 과반수 의석 확보에 성공한 전례에 기대를 걸고 있다. 파리=배명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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