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국회의원평가>부문별 의정활동 - 한보관련 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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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정태수 리스트'에 올라 곤욕을 치른 31명의 전.현직 의원중 현역의원은 20명.구속된 권노갑(權魯甲.국민회의),홍인길(洪仁吉).황병태(黃秉泰).정재철(鄭在哲.이상 신한국당)의원까지 합하면 24명이다.

이들중엔 신한국당 한승수(韓昇洙)의원같이'배달사고'로 누명을 쓴 의원도 있고,같은 당 김윤환(金潤煥)의원등 끝까지 부인한 의원들도 여럿 있다.그러나 상당수는 한보로부터 적게는 1천만원,많게는 10억원을 받은 것으로 검찰조사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검찰에서“원활한 정치활동을 위해 정치자금조로 돈을 받은 것”이라고 강변했다.그렇다면 이들의'의정활동 점수'는 과연 얼마나 될까. 결과는 유감스럽게도 매우 원활치 못했다.형편없는 수준이다.

'문제'가 된 24명중 1백위안에 진입한 의원은 5명에 불과한 반면 2백위권 밖으로 밀려난 의원이 15명이나 된다.

신한국당 김덕룡(金德龍).하순봉(河舜鳳).김정수(金正秀).홍인길.한승수.정재철.서석재(徐錫宰).황병태.김명윤(金命潤).김윤환의원,김수한(金守漢)의장이 이에 해당된다.국민회의에서는 권노갑의원이 2백96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자민련 김용환(金龍煥).김현욱(金顯煜)의원과 민주당 이중재(李重載)의원도 하위권을 맴돌았다.한보리스트 의원중 2백위권 밖으로 처진 의원들은 홍인길의원을 제외하곤 모두 2~6선의 중진의원이라는 특징도 나타났다.

따라서'정치자금액수=의정활동성적'의 공식은 결코 성립이 안됨이 명확히 입증된 셈이다.물론 金의장이나 당직을 맡은 의원,상임위 위원장을 맡은 의원들의 경우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고는 하나 적어도 자신들이 받은 돈이 원활한 국회활동을 위해 쓰여졌다는 말은 못하게 됐다.

그러나 일부이긴 하지만 뛰어난 성적을 보인 의원들도 있다.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의원은 탁월한 전문성과 특위활동 덕택으로 전체의원중 다섯손가락 안에 들었다.또 국민회의 이석현(李錫玄)의원은 상임위에서의 성실한 자세로 9위에 랭크됐다.신한국당의 박종웅(朴鍾雄).박성범(朴成範)의원도 비교적 높은 점수를 얻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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