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킬러' 김진용도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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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박주영 돌풍'이 프로축구 그라운드를 휘젓고 있다. FC 서울의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관중이 몰리고, 원정경기를 가도 홈구단 측에서 '박주영이 온다'며 홍보에 이용할 정도다. 최근 세 경기 연속골에 벌써 다섯 골을 넣어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그러나 박주영이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는 동안 조용히 '최고'의 자리에 도전하고 있는 선수가 있다. 울산 현대의 프로 2년생 김진용(23.사진). 27일 부천 SK와의 삼성하우젠컵 홈경기에서 두 골을 넣어 시즌 6골로 박주영.노나또(서울).산드로(대구.이상 5골)를 제치고 득점 랭킹 1위에 올랐다. 김진용이 혼자 선제골과 결승골을 터뜨린 덕분에 울산은 부천을 2-1로 꺾고 4승5무(승점 17)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김진용은 경기 내용과 기록에서도 '천재 골잡이' 박주영보다 좋다. 경기당 0.67골(9경기 6골)로 박주영(0.63골)보다 앞서고, 슈팅 성공률(28.6%, 21개 중 6골)도 박주영(26.3%, 19개 중 5골)보다 낫다. 키는 1m82㎝로 박주영과 같지만 몸무게는 박주영보다 9㎏ 무거운 79㎏이다.

김진용의 지난 시즌 성적은 3골, 3어시스트로 구단의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성적이었다. 부상이 문제였다. 한양대 3학년을 마치고 지난 시즌 K-리그에 데뷔한 김진용은 2004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에 뽑혔지만 발목 부상으로 올림픽에 나가지 못했다. 6개월가량의 재활 훈련을 거쳐 지난해 6월에야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김진용의 경기 스타일은 빠르고 힘차다. 울산의 김정남 감독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김진용을 칭찬한다. "부상에서 완쾌한 뒤 자신감이 충만해 있다. 헤딩 능력, 골 감각, 스피드, 문전에서의 순간 동작 등 공격수로서 필요한 능력은 빠짐없이 갖췄다. 근성과 집중력까지 겸비한 선수다. 경험이 부족해 완급을 조절하는 요령이 없으나 체력 안배 능력만 키우면 K-리그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성장할 것이다."

울산은 5월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 서울과 맞붙는다. 김진용과 박주영의 첫 맞대결이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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