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노약자.환자에도 여행기회를 주자 - 일본서 전문社 속속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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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인간은 누구나 여행할 권리가 있다.' 그동안 여행으로부터 소외됐던 장애인.노약자.환자들에게도 여행의 기회를 주자는 움직임이 일본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등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는 이들을 위한 전문여행사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지난해 4월 설립된 도쿄(東京)의 트레블 네트 여행사는 장애인.노약자 전문여행사. 이 여행사가 내건 기치는'여행에 장벽은 없다'.이 여행사는 창립이래 4천5백여명의 장애인.노약자들에게 해외여행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 여행사가 판매하고 있는 하와이상품의 경우 장애인마다 도우미 한명이 반드시 동행한다.

도우미는 본국에서부터 동행하거나 아니면 현지 유학생중 자원봉사자를 이용하고 있다.또한 관광용 차량에는 휠체어 리프트가 장착돼 있다.

일본교통공사(JTB)도쿄지사는 만성신부전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투석기가 동원되는 이 상품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다녀온 환자는 지금까지 5백50명.이 여행사는 의료기관과 제휴,전문의료통역원을 배치하거나 환자를 위한 기내 특별식을 제공하기도 한다.

오사카(大阪)에 있는 긴키(近畿)일본투어리스트 여행사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여행상품인'맹인안내견 투어'를 판매하고 있다.

이 여행사는 혼자서는 움직일 수 없는 중증의 장애인들을 위한 여행상품도 판매하고 있는데 이 경우 자원봉사자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자원봉사자는 여행경비의 일부를 부담하고 장애인과 함께 여행할 수 있다.

대신 장애인의 의복 착용.목욕.식사.보행시 도우미 역할을 해야한다.자원봉사자는 자주 저렴한 가격으로 여행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반응이 좋은 편. 최근 일본에서는 복지기관과 여행사 관계자들이'쾌적한 여행을 모색하는 모임'을 결성하기도 했다.이들 모임은 장애인들이 쉽게 공항.건물.역등에 접근할 수 있는 방안등을 연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일부 여행사에서 간호사나 의사 1명이 동행하는 고령자들을 위한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하지만 아직 미비한 수준이고 신체장애인.환자들을 위한 본격적인 여행상품은 없는 실정이다.

한국관광연구원의 최승담 관광정책연구실장은“여행은 이제 국민이 모두 누려야 할 사회복지차원의 문제가 됐다”며“선진국의 경우 장애인들만을 위한 여행코스가 개발되는등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복지기관.의료기관과 여행사가 협력해 장애인들을 위한 여행상품을 많이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순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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