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 한마디] 알뜰 소비의 첫 단추는 내게 맞는 카드 고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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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모두가 지갑을 꼭꼭 닫고 있다. 지금도 어렵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불황의 골이 깊어질 것이란 두려움 때문이다. 그렇다고 꼭 써야 할 돈을 안 쓸 수는 없다. 이런 때일수록 적은 돈을 들여 큰 만족을 얻으면 좋겠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신한카드 상품R&D센터의 이종명 부장은 “신용카드 기능만 제대로 알고 사용해도 ‘돈 버는 소비’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한다.

새로운 신용카드 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카드 전문가들이 모인 신한카드에서도 ‘카드 박사’로 통하는 이 부장이 전하는 노하우. 우선 어떤 카드를 선택할 것인지가 지혜로운 카드 사용의 첫 걸음이다. 해외에 자주 나간다면 항공 마일리지 적립카드, 학원에 다니는 자녀를 두고 있다면 학원비 할인 카드, 자동차 이용이 잦다면 주유비 할인 카드를 선택하는 식이다. 이 부장은 “의외로 많은 사람이 카드 회사에서 권하는 카드를 무턱대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신의 소비 패턴에 맞는 카드만 사용해도 적립금이나 할인액이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잘 만든’ 카드를 ‘잘 사용’하는 방법이다. 이 부장은 “모든 지불은 신용카드로 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적은 금액이라도 카드를 쓰면 연말정산에도 도움이 되고, 적립금도 더 쌓인다. 예컨대 카드 사용액 1500원당 1마일을 적립해 주는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 소지자가 월 평균 150만원을 결제한다면, 10개월 만에 국내 왕복 항공권이 공짜로 생긴다. 40~50대를 위해 출시된 ‘신한 4050카드’의 경우 학원비로 20만원(10% 할인과 5% 적립), 약국에서 20만원(5% 할인), 주유소에서 30만원(L당 60원 할인)을 사용했다면 월 할인·적립액만 5만원이 된다. 연간으로는 60만원을 아낄 수 있으니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잘 만들고, 잘 썼으니 ‘잘 갚는’ 일만 남았다. 이 부장은 “신용카드 결제액은 하루만 연체해도 불이익이 많아 연체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컨대 카드사가 제공하는 적립금이나 마일리지는 정상 결제를 조건으로 부여하는 것이다. 따라서 결제액이 하루라도 연체되면 적립금 혜택은 사라진다. 당월 결제액이 너무 많아 한 번에 갚기가 부담된다면 연체하기보다 일시불 결제를 할부로 전환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좋다. 카드 사용 때 할부 결제를 요구하지 않았더라도 결제액 전체를 할부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할부에 따른 수수료가 발생하지만 연체보다는 낫다.

이 부장은 “결제일별 이용기간을 사전에 숙지해 두는 것도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결제일이 25일이라면 청구되는 금액은 전달 11일부터 결제월의 10일까지 사용한 금액이 합산된다. 11일 이후로 카드 사용을 미룬다면 당월의 결제액 부담을 분산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종명 부장 신한카드 상품R&D센터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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