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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아직도 남은 일본731부대의 만행 흔적 방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일본 관동군 731부대. 이 이름이 생소한 사람들은 영화나 소설로 자주 소개된'마루타'를 떠올리면 된다.

살아있는 사람에게 각종 세균을 주입하고 극한.극서의 온도변화 실험등 잔인무도한 생체실험을 자행한'악마들'.존재자체가 은폐되다시피하며 역사의 뒤로 사라진 이들은 2차대전이 끝난지 50년이 지난 지금 어떤 모습으로 부활했는가. 이들이 발아시킨'악의 씨앗'을 추적한 다큐멘터리가 18일과 25일 저녁8시 KBS-1TV'일요스페셜'을 통해 시청자들을 찾아간다.제목은'731부대는 살아있다'.'미완의 심판'과'되살아난 731의 망령'2부작으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은 미국에 각종 실험자료를 넘기는 조건으로 전범처리에서 제외된 부대원들이 그후 일본사회에서 벌이는 범죄행각과 이들로부터 세균자료를 고스란히 넘겨받은 미국이 그후 한국전과 걸프전에서 세균전을 벌였다는 의혹을 집중 추적한다.

그동안 731부대의 만행은 영국의 BBC,일본의 NHK,미국 CBS등 유수 방송사들에 의해 지적돼 왔다.

그러나 이들의 문제가 단순한 역사적 사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방송위원회가 프로그램 질 향상을 위해 지난해 신설한'방송위원회 대상'중 프로그램 기획부문을 수상,그 지원금으로 제작된 첫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이원혁PD는 갑을그룹 계열사인 서울국제위성뉴스 제작주간으로 KBS 일요스페셜'빅토르 최'와'충격보고 UFO'등으로 잘 알려진 베테랑. 제작진은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731부대의 근거지였던 중국 하얼빈근처 핑팬(平房).만주일대.미국국립문서보관소.미육군의학연구소.일본후생성등을 취재했다.

그 결과 최근 미국이 네차례에 걸쳐 군의관을 파견,731부대의 창설자였던 이시이로부터 모든 자료를 챙겼다는 미국국립문서보관소의 서류,비밀문서 입수를 위해 이들에게 면죄부를 줘야한다는 맥아더장군의 보고서,“한국전쟁은 이시이식(式) 세균전”이라는 내용을 담은 국제평화위원회의'니담 보고서'내용등이 최초로 공개된다.

또 한국전 당시 세계 최초로 유행성 출혈열이 발발하자 731부대 두번째 부대장 기타노가 미국측에“731부대가 연구했던 세균”이라고 밝히고 일본에서 대량으로 건조혈액을 제공,엄청난 돈을 번후 현 일본녹십자의 전신 일본혈액은행을 세운 커넥션에 대해서도 추적했다.

특히 살아남은 731부대원들이 일본 후생성.의학계.교육계등의 고위직을 차지한채 영향력을 행사,에이즈균이 들어있는 것으로 판정된 일본녹십자사의 혈액제제 판매금지를 1년간 유예시켜 1천5백명의 혈우병환자들을 집단으로 에이즈에 감염시킨 현대판 생체실험'에이즈 약해(藥害)사건'도 심층분석했다.

또 731부대가 연구했던 탄저균에서 마이코 플라즈마라는 세균을 이라크에 팔아 결과적으로 걸프전에서 세균전을 발발케한 미국의 추악한 양심에 대해서도 파헤친다.

이와함께 조선인 최초의 생체실험 대상자였던 심득룡씨의 유족,중국 먹덴 포로수용소에서 직접 생체실험을 당한 두명의 미국인과의 생생한 인터뷰,세살 아기에게 페스트균을 주입했던 실험보고서인'리포트 Q'내용이 충격을 준다. 정형모 기자

<사진설명>

731부대가 남긴 독가스탄을 잘못 건드려 전신에 심한 상처를 입은

중국인.현재 중국에는 독가스탄의 피해자가 수천명이 넘는 것으로

집계되는등 피해가 오늘날까지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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