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 12월 집 많이 나와 경제위기와 가출은 정비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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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동청소년쉼터 김기남(36·사진) 팀장은 45인승 버스를 개조한 이동쉼터에서 가출 청소년들을 3년째 만나고 있다. 8일 오후 8시. 영하 5도의 천호역 로데오 거리는 10대들로 붐볐다. 김 팀장은 거리 뒷골목 오락실을 뒤졌다. 가출 청소년을 만나기 위해서다. 김 팀장은 “가출 청소년들은 그들 시각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아이들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집을 나오는 이유는 뭔가.

“가출은 대부분 가족의 문제에서 시작한다. 현장에서 만났던 아이들 중 절반 이상은 경제적인 문제로 집을 나왔다. 가출이 경제적인 어려움과 정비례한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접촉한 아이들 중 30%는 11월과 12월 사이에 만났다. 경제위기가 심화된 연말에 가출이 집중됐다는 얘기다. 올해와 내년은 가출 청소년들이 폭증할 가능성이 있다. 외환위기와 비슷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

-외환위기 때와 다른 점 없나.

“인터넷 가출카페 등에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어 가출이 늘어나는 측면도 있다.”

-이들을 위해 필요한 정책은.

“거리의 아이들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늘리는 일이다. 사회에 눈과 귀를 막고 있는 아이들을 직접 만나 부딪쳐야 그들만의 네트워크에 들어갈 수 있다. 이동쉼터나 사이버 상담 등 가출한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채널을 늘려야 한다.”

◆특별취재팀=안혜리·김은하·강기헌·김진경 기자, 임윤주 인턴기자(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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