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암동 한진 20층 아파트 축대 붕괴 - 상가 덮쳐 1명 사망.428가구 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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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14일 오후2시25분쯤 서울성북구돈암2동616 한진아파트 209동 앞 축대가 무너지면서 콘크리트.흙더미가 상가 일부와 도로.공중전화 부스.승용차등을 덮쳤다.

이 사고로 공중전화 부스에서 전화를 걸던 金미정(27.여.과외교사.서울도봉구창동)씨가 매몰돼 숨졌으며 행인 權인주(74.여.경기도시흥시)씨등 6명이 부상했다.

사고가 나자 209동 아파트 주민 4백28가구 1천5백여명은 인근 우촌초등학교와 유치원.노인정등으로 긴급대피했으며 도시가스공사측은 화재를 우려해 오후3시30분부터 가스공급을 중단했다.

사고는 3일동안 내린 폭우로 209동 아파트앞 높이 20.길이 50의 축대에 빗물이 스며들어 밀림현상이 일어나면서 발생했다.

사고를 목격한 任종균(34.분식점 경영)씨는“갑자기'쿠쿠쿵'하는 소리가 들려 축대를 바라보니 위쪽부터 무너져 내리면서 회오리바람이 일고 흙먼지가 날렸다.강한 바람이 불면서 상가에서 10여 떨어진 동사무소의 유리창 3~4장이 깨졌다”고 말했다.

사고가 나자 조순(趙淳)서울시장등 서울시공무원과 소방대원등 2백여명이 굴착기등 중장비 27대를 동원,구조.복구작업을 벌였다.

한진아파트는 95년6월 완공됐으나 준공검사를 못받고 가입주한 상태며 그동안 건물벽에 균열이 생기는등 부실공사 시비가 일었었다.

특히 한진건설과 주택조합측은 91년 아파트 착공이후 네차례나 설계변경,입주가구수도 늘리고 층수도 18층에서 20층으로 높인 것으로밝혀졌다.경찰은 그러나 축대 중앙에 거대한 암반이 있는데다 아파트와 축대 사이에 콘크리트 벽이 설치돼 있어 붕괴위험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대피주민중'ㄱ'자형 209동 아파트의 남쪽 건물 주민들은 저녁부터 다시 입주했고 북쪽 건물의 1백20가구 5백여명만 학교.노인정등 4곳에 분산수용됐다.

서울시는 15일부터 정밀안전진단을 벌여 안전이 입증된 이후 나머지 주민들을 재입주시킬 방침이다. 김상우.정제원.고수석 기자

<사진설명>

14일 오후 축대가 무너져 내린 서울성북구돈암2동 한진아파트 209동 앞 사고현장.흙더미가 덮쳐 아래 있는 상가건물이 반파됐다.시는 정밀안전진단을 벌여 안전이 입증되면 주민들을 재입주시킬 방침이다. 신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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