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식품 사업 다각화 - 지난달 3세 경영체제 출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국내 최대의 간장회사 샘표식품이 3세 경영체제를 맞아 과감한 변신을 선언하고 나서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샘표식품'호(號)의 새함장을 맡은 박진선(朴進善.47.사진)사장은“간장 하나만으로 버텨온 낡은 경영의 틀을 깨고 사업다각화를 위해 정보통신사업과 엔터테인먼트사업 진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샘표식품이 지난 46년 창업이래 업종을 단 한번도 바꾼 적이 없던 점을 감안하면 제2창업에 버금가는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朴사장은 샘표식품의 창업주인 박규회(朴奎會)사장의 장손. 지난 76년 할아버지가 작고하면서 아버지 박승복(朴承復)회장과 작은 아버지 박승재(朴承宰)부회장의 2세 체제가 이어졌다가 이번에 3세로 세대교체를 이룬 것이다.

朴사장은'샘표간장'의 상표력을 발판으로 샘표식품을 우선 종합식품제조.유통회사로 키우겠다는 야심이다.

창업당시만 해도 샘표간장은 진로소주.럭키치약과 어깨를 견줄만큼 인지도가 강했다.그러나 현주소는 왕년의 명성만큼 화려하지 못한게 사실.LG.진로는 굴지의 대그룹으로 성장한 반면 샘표식품은 연간매출 7백억원으로 중소기업을 간신히 모면했을 정도에 그치고 있다.

朴사장은“수성에만 안주해온 종전의 경영에서 벗어나 품목 다양화와 사업 다각화를 과감히 추진할 생각”이라며“오는 2000년까지 연간매출 2천억원의 종합식품회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朴사장은 취임하자마자 간장.된장.고추장등 이른바 장류(醬類)사업의 영업조직을 대대적으로 수술.보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朴사장은“그동안 회사가 구멍가게식으로 운영돼 왔다”며“영업이사.간부진을 외부에서 스카우트하고 기획.연구분야 직원들도 채용해 기업의 틀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브랜드 힘만 믿고 샘표간장을 누워 팔다시피 하면서 60%이상이던 시장점유율이 53%로 떨어진 것을 다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朴사장은 또 정보통신분야의 틈새시장으로 꼽히는 소프트웨어 벤처사업에 뛰어들고 21세기 산업으로 음악.출판.영화등 엔터테인먼트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종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