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김태술 막판 2분간 7득점 … SK ‘술술’ 풀리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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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SK의 ‘매직 키드’ 김태술(25·사진)이 모처럼 이름값을 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1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농구에서 홈팀 SK가 LG를 71-67로 이겼다. SK는 김태술이 11점·11어시스트·2스틸을 뽑아냈고 테런스 섀넌이 26점을 기록했다. SK는 4연패에서 벗어났고 3연승에 실패한 LG는 공동 3위에서 공동 4위로 떨어졌다.

김태술은 지난 시즌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SK에 뽑혔다. 당시만 해도 최고 가드 김승현(오리온스)급 선수로 평가받았다. 팀에선 ‘매직 키드’라는 별명과 등번호 1번을 줬다. 김태술의 마술 같은 손끝에서 승리가 술술 만들어지길 바랐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지난 시즌 SK는 플레이오프에 겨우 턱걸이했다. 그에 대한 평가도 나빠졌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김태술은 명예 회복을 위해 땀을 흘렸다. 하지만 부상이 그의 앞을 막았다. 연습경기 중 어깨부상을 당해 시즌 초반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중순 김태술이 복귀했을 때 팀 성적은 9위까지 떨어져 있었다.

미국프로농구(NBA) 도전을 위해 떠났던 방성윤이 복귀(12월 10일)한 뒤에는 김태술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지난 4일 KCC전에서 방성윤이 목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김태술은 이 위기를 자신이 헤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에겐 위기이자 기회였다.

김태술은 LG전에서 마음을 다잡았다. LG의 박지현-전형수-이현민으로 이어지는 가드진은 리그에서 인정받을 정도로 강하다. 김태술 홀로 감당하기 벅찬 상대다. 하지만 이기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그의 투지에 불을 댕겼다. 팽팽하게 맞서던 4쿼터 2분여를 남기고 김태술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수비에서는 LG 이현민을 격하게 몰아쳤다. 승부의 분수령이 된 63-63 동점 상황에서 3점슛·미들슛·자유투까지 연속 7점을 터뜨려 승리를 결정했다. 김태술은 승리를 확신한 뒤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방성윤 부상 후 첫 경기였던 KCC전(9일) 막판 12초를 견디지 못해 역전패한 쓰라린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겐 완벽한 승리가 필요했다. 경기 후 김태술은 “내가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해 더 적극적으로 했다”며 “성윤이형이 없어 공격력은 약화됐지만 수비력은 더 좋아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SK는 아직 9위지만 6위에 3게임 뒤져 언제든 치고 올라올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안양에서는 홈팀 KT&G가 김승현이 부상으로 뛰지 못한 오리온스에 85-81로 승리했다. 오리온스는 5연패에 빠졌다. 전주에서는 1위 동부가 연장 접전 끝에 KCC를 89-84로 누르며 6연승을 달렸다.

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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