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동기시대 '환호' 첫 발굴 - 창원 서상동 남산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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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한반도 남부지역에서의 국가 존재 가능성을 짐작케 하는 청동기시대 지배계급의 방어시설인 환호(環濠)가 처음으로 발굴됐다.

창원대박물관 발굴조사단(단장 李榮奭)은 9일 창원시서상동 남산유적지 발굴현장에서 보고회를 갖고 국내 최대규모의 환호형 방어시설을 발굴했다고 발표했다.이 방어시설은 너비 4.5~10,깊이 2~4로 해발 1백의 남산 정상부분을 2백여에 걸쳐 둘러싸고 있는 형태다. 발굴단은 이 방어시설에 물을 채워 놓고 외부의 침입을 막은 것으로 추정하고 대규모 노동력이 동원돼야만 축조할 수 있는 규모이기 때문에 성곽이 만들어지기 이전의 방어시설로 보고 있다.발굴단은 이 방어시설 주변에서 수장급 무덤에서나 출토되는 마제석금등 청동기시대 유물이 많이 출토된 점으로 미뤄 청동기시대 지배계급이 자리잡았던 것으로 판단한다.

발굴단은 남산의 방어시설이 만들어진 시기를 일본 아요이시대의 방어시설보다 5백여년 앞선 기원전 5세기로 추정하고 있다.李발굴단장은“청동기시대에는 국가 존재 가능성이 없고 지배계급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고고학계의 정설을 뒤짚을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라고 말했다. 창원=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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