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사별한 남편 뜻 기려 가톨릭의대에 10억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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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80대 노(老)부인이 먼저 간 남편이 몸 담았고, 지금은 아들이 근무 중인 의과대학에 발전기금 10억원을 내놓았다.

가톨릭의대는 1968년부터 8년간 이 대학의 의학부 교수로 재직한 이명섭 교수(1910~98)의 부인 황정희 마리아(82)여사가 최근 대학 발전을 위해 써달라며 10억원을 기탁했다고 3일 밝혔다.

고인은 33년 경성제국대에 입학해 38년 법문학부, 42년 의학부를 각각 졸업한 뒤 68년부터 가톨릭 의대 교수로 재직하다 76년 정년 퇴임했다.

제자들은 고인이 당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여러편의 의학 연구논문을 발표하는 등 연구에 열성적이었다고 회고했다.

고인의 아들인 이준성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소아과 교수는 "아버님께서 퇴임 뒤 후학들에게 아무런 보상을 하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하셨는데 어머니가 이 뜻을 기리기 위해 재산을 기탁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여사는 한사코 인터뷰를 사양했다. 가톨릭의대 측은 이 기금으로 복지회관을 지어 고인과 황 여사의 뜻을 기릴 계획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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