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에산다>사진 필름 재인화 손쉽게 고객에 인덱스.슬라이드 제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미국 시애틀의 대형 사진관'시애틀 필름웍스'의 게리 크리스토퍼슨(50)사장은 90년대들어 사진업계가 불황국면에 빠지자 판매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서비스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스스로 사진관을 찾는 손님 입장이 되어 서비스를 하나하나 점검해본 결과 평소 지나쳤던 불편한 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중 한 가지가 보관중인 필름들 가운데서 필요한 필름을 찾아내기가 어렵다는 것. 사진관에서 사진을 인화한 뒤 필름을 갖고 있다가 다시 같은 사진을 인화해야할 경우 필름판독 장비를 갖추지 못한 가정에서는 원하는 필름을 찾는데 애를 먹는다.

이런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통의 필름속에 담겨 있는 사진 내용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인덱스를 만들어 고객들에게 주면 좋은 반응을 얻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리스토퍼슨 사장은 필름 한 통의 사진들을 축소시켜 작은 사진 한장에 담은'미니 사진 인덱스'를 만들어 손님들이 사진을 찾으러 올 때 필름에 붙여주었다.

필름을 쉽게 찾는 또다른 방법으로,원하는 손님들에게는 인화 의뢰한 필름을 환등기용 슬라이드로 만들어주는 방법을 병용했다.

슬라이드의 여백에 간단한 사진 내용을 적어 두면 필요할 때 원하는 필름을 손쉽게 찾아 사진관에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한뒤 미니 인덱스및 슬라이드 제작비용의 증가로 사진 인화가격은 다소 올랐지만 고객들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특히 직업적으로 사진을 많이 찍고 보관해야 하는 사진작가,광고업계 종사자들의 대규모 주문이 줄을 이었다.

이에 따라 회사의 매출은 90년 3천3백만달러에서 지난해엔 8천4백만달러로 뛰었고 순이익도 대폭 증가하는등 동업계의 불황속에 오히려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2백개 중소기업에 끼기도 했다.

임봉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