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서장훈에겐 못 져’ 김주성 또 판정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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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두 거인의 대결에서 김주성(사진右)이 이겼다. 전자랜드 서장훈(35·2m7cm)과 동부 김주성(30·2m5cm)은 불꽃 튀는 접전을 펼쳤다. 그러나 승리는 팀 동료들의 도움을 받은 김주성의 몫이었다. 서장훈은 11점·12리바운드를 뽑아내 개인기록에서는 김주성(3점·12리바운드)에 앞섰으나 팀을 이기게 하진 못했다. 또 이번 시즌 김주성과 세 번 만나 모두 무릎을 꿇었다.

동부가 8일 인천 원정에서 서장훈 영입 후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전자랜드를 65-56으로 눌렀다. 동부는 4연승을 달리면서 2위 모비스와의 승차를 두 경기로 벌렸다. 전자랜드의 56점은 이번 시즌 최소 득점과 타이 기록이다.

서장훈은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은 뒤 김주성을 처음 만났다. 신경전이 대단했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집중하면서 서로를 노려봤다. 김주성은 서장훈에게 패스조차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밀착 마크를 했고 서장훈은 김주성이 공을 잡으면 거목처럼 버티고 서서 틈을 주지 않았다. 둘 모두 루스볼을 잡기 위해 몸을 날렸고 속공을 주지 않으려고 백코트도 열심히 했다.

본격적인 대결은 2쿼터에 시작됐다. 서장훈은 2쿼터 미들슛과 자유투 두 개를 성공시켰지만 골밑 슛이 들어가지 않아 애를 먹었다. 김주성을 힘으로 밀고 들어가 골밑 훅슛을 네 번이나 노렸으나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경기가 안 풀리기는 김주성도 마찬가지였다. 90%에 가깝던 자유투도 빗나갔고 미들 슛은 림을 맞고 튀어나왔다. 전반전까지 3득점이 고작이었다.

김주성에게 승리를 선물한 것은 ‘작은 김주성’ 윤호영(11점)이었다. 윤호영은 김주성 대신 서장훈과 매치업된 3쿼터 서장훈을 앞에 두고 3점 슛을 연속 두 개 성공시켰다. 이후 점수는 10점 이상으로 벌어졌고 이것으로 승기를 잡았다. 전자랜드는 4쿼터 리카르도 포웰(15점)을 앞세워 56-60까지 추격했으나 경기 종료 44초 전 레지 오코사의 골밑 슛을 맞고 무너졌다.

한편 잠실에서는 10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삼성이 오리온스를 79-72로 꺾고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은 16승12패로 다시 상위권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성호준 기자, 인천=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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