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담배.술 유해 경고문 반발심 자극 소비 추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요즘 미국에서는 소비자 보호를 위한 상업용 경고문안의 역작용에 대한 연구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규제하려는 경고문안에 대해 일종의 반발심리를 지니고 있어 섣부른 경고문안들이 규제하려는 행동을 오히려 촉발할 수 있다는게 이들 연구발표의 골자다.

게다가 소비자들은 이미 강도높은 각종 경고성 문안에 길들여져 있어 웬만큼 충격적인 문구가 아니면 행동규제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이오와주립대의 사회심리학 교수인 브래드 부시맨 박사는 TV시청자들을 대상으로 TV영화 선정과 경고성 문안 관계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조사결과 전체 응답자의 60%가 유해성(有害性)을 알리는 경고문안이 부착된 영화를 선정한다고 답했다.

부시맨 박사는“소비자들이 구태여 유해성 프로그램을 골라 보는 것은 아니지만 경고성 문안에 강한 반발심리가 이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최근 한 소비자 행동분석기관이 발표한'경고문안이 담배소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도 경고문안의 역작용을 잘 말해주고 있다.

담뱃갑에 담배의 해로움을 알리는 각종 경고문안 부착을 의무화한 유럽의 흡연자 비율(34%)이 그렇지 않은 미국(25%)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 이 조사의 한 분석결과다.

예를 들면 담배의 경우“담배는 건강에 치명적입니다”보다“담배는 당신의 치아를 노랗게 만듭니다”가 낫고,술의 경우라면“술은 간경화를 일으킵니다”보다“술은 섹스에 좋지 않습니다”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