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각료 60% 낙선 보수당은 초상집 - 희비 엇갈린 영국 총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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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여느 선거와 마찬가지로 이번 영국 총선도 희비가 뚜렷이 대비되는 한판 승부였다.

노동당의 승리는 진작 예상됐던 터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당에서 내로라 하는 거물들이 대거 낙선했다는 사실은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직 각료의 3분의2,그중에서도 요직인 외무.국방.상공장관이 무명 신인들의 일격을 맞고 여지없이 떨어진 것이다.

특히 보수당 후보들은 스코틀랜드에서 전멸했다.

이로 인해 에든버러에서 출마했던 맬컴 리프킨드 외무장관은 린다 클라크라는 무명의 노동당 여자후보에게 5천표 차로 패배했다.

보수당내 대표적인 우파로 꼽히던 마이클 포르틸로 국방장관도 노동당 출신의 젊은이로부터 일격을 당했다.

반면 무소속으로 출마한 BBC-TV 종군기자 출신 마틴 벨은 태튼 선거구에서 1만표이상 차로 보수당 후보인 닐 해밀턴을 눌러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기업인의 청탁을 받고 대정부질문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해밀턴은 이 지역구를 14년동안이나 고수해온 인물.그러기에 신선한 정치를 표방한 벨이 노련한 해밀턴을 눌렀다는 사실은 영국 정치의 대표적인 물갈이로 비춰지고 있다.

이와 함께 신페인당 당수 제리 애덤스의 당선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신페인당은 지난 28년간 영국에 저항해온'아일랜드공화군'(IRA)의 정치조직.이 정당을 이끌고 있는 애덤스는 5년전 총선패배를 설욕하듯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서부 선거구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그의 당선이 공식적인 의정활동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신페인당 당원들은 의원에 당선되더라도 의무사항인 영국여왕에 대한 충성맹세를 줄곧 거부해왔기 때문이다.결국 그의 당선도 의회진출이 아닌 단순한 세(勢)과시용이라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런던=정우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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