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범죄집단 등교길에 연예인 딸 납치 45억 몸값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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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만의 인기 연예인 바이빙빙(白氷氷)의 외동딸이 등교길에 5백만달러(약 45억원)란 대만사상 최대 몸값을 요구하는 범죄집단에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대만전체가 충격의 도가니속에 빠져있다.

범인들이 납치증거로 이 여학생의 손가락을 절단,우송하는 잔인한 수법을 쓴 것도 충격적이지만 대만정부가 지난해 5월 리덩후이(李登輝)총통 취임식후 1년 가까이 추진해온 범죄와의 전쟁에도 불구하고 잔혹한 대형범죄가 끊이지 않아 대만인들을 분노케 하고 있는 것이다.

바이빙빙의 외동딸로 상업고교 2년생 바이샤오옌(白曉燕.17)이 납치된 것은 지난 14일.범인들은 납치증거로 왼손 엄지손가락을 자르고 돈을 요구하는 서신을 샤오옌에게 직접 쓰게한 뒤 이를 함께 우송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 25일 대대적인 기습작전을 폈으나 일당 4명을 체포했을 뿐 주범을 놓쳐 샤오옌의 구출에 실패했다.

작전실패로 비로소 언론에 이번 사건이 알려지면서 대만정부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대만정부의 경우 범죄와의 전쟁에도 불구하고 대형사건은 오히려 더욱 늘어 지난해 1백56건에 이어 올해는 벌써 34건의 납치사건이 발생했다. 홍콩=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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