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부닥친 동부산관광단지 사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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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부산시 10대 비전사업인 동부산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중대 기로에 섰다. 사업을 맡게될 외국 기업체가 지난달 30일까지 납부키로 한 실시협약 이행보증금을 입금하지 않아 토지매매 계약 체결이 연기됐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동부산관광단지 실시협약을 맺은 알알리그룹(AAG)이 이행보증금을 입금하지 않았으며, 지난달 30일 예정됐던 6990억원 규모의 동부산관광단지 토지매매 계약 체결도 연기됐다고 5일 밝혔다.


부산시는 지난달 19일 부산도시공사, 알알리그룹과 동부산관광단지(367만8392㎡) 개발에 대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알알리그룹은 사업 추진을 위한 특수목적 법인인 EBTC㈜를 설립하고 협약 이행을 보증하기 위해 지난달 30일까지 60억원의 현금을 부산도시공사에 예치한 후 6990억원 규모의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 이달 30일까지 계약금의 10%인 699억 원을 입금하기로 약속했다.

알알리그룹은 이행보증금 60억원 가운데 협약 체결 때 부산도시공사에 예치한 300만 달러(한화 40억원)를 제외한 20억원을 기한까지 입금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난달 30일 예정됐던 토지매매 계약도 연기됐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소재 다국적 기업인 알알리그룹은 지난해 5월 기본협약을 체결하고도 실시협약 체결 시한인 11월을 넘기기도 했다. 따라서 매출 2조원 안팎인 알알리그룹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가 하락으로 토지대금 6990억원을 포함, 1조4000억 원의 사업비 조달 가능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동부산관광단지 사업은 2006년 10월 MGM과, 지난해 3월 서머스톤사와 체결한 실시협약이 잇따라 무산된 바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알알리그룹이 사업추진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곧바로 이행보증금을 입금하고 계약체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알알이그룹이 이달 말로 예정된 토지대금 계약금의 10%를 납입하지 않을 경우 사업자를 바꿀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알알리그룹에 조속한 협약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다각적인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부산관광단지는 부산 기장군 시랑리 대변리 일대에 올해 말부터 2017년까지 3단계로 나눠 총사업비 3조7000억 원을 투입, 영상 테마파크, 호텔, 카지노, 콘도미니엄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강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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