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청문회>이사철 의원 유도신문에 국정개입 시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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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5일의 청문회에선 검사출신 신한국당 이사철의원의 유도신문이 발군(拔群)이었다.그는 현철씨 증언의 모순을 지적,국정과 인사개입의 일부를 시인받았다.

전날“증인에게 충분한 해명기회를 줘라”는등'현철씨 봐주기'를 위한 당의 신문지침(본지 4월25일자 1,3면 참조)이 있었고 초반의 많은 여당의원들이 지침을 충실히 따르는듯 했는데 李의원의 경우는 전혀 예상을 넘는 것이었다.李의원은 현철씨와 같은 경복고 동문으로“현철씨 공천으로 정계에 입문했다”는 비난까지 받은 터였다.청문회에선'여당 돌격대의 선봉'이라는 말까지 들었다.그래서인지 현철씨는 맘놓고 답변하다 덜미가 잡혔는지 모른다.

신문의 하이라이트는 현철씨가 공천권을 행사한 부분. 李의원은“증인이 우리 신한국당 후보에 대해 추천한 적은 있느냐”고 물었다.현철씨가 머뭇거리자 李의원은“공천을 정말로 받았는지는 나중 얘기니까 추천한 적은 있느냐”고 유도,“그랬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李의원은 또 현철씨가“야당시절 함께 고생한 사람들을 추천했다”고 하자“명망있는 사람들은 과거 동지가 아니어도 추천할 수 있지 않느냐”고 물어 또다시“그렇다”는 말을 끌어냈다.

이후 현철씨는 완전히 말려들었다.그는“추천은 아버님께만 했다”고 진술했다.그러나“우리 여당이 많이 당선돼야 하는게 아니냐.나도 그당시 공천받고 국회의원 됐다.신한국당 총장과 청와대 정무수석한테도 말한거 아니냐”는 李의원의 유도에“말씀은 드렸다”고 다시 자기말을 뒤집었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가자 현철씨는“구체적인 인사를 거론한게 아니고 여론조사 부분을 상의했다”고 꼬리를 내렸다.

그러자 李의원은“증인이 여론조사를 했느냐”고 다그쳤고 현철씨는“당의 여론조사를 받았다”고 얼버무렸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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