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억 달러 장기 외화 차입 나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이 이달 중순께 각각 10억 달러씩 총 20억 달러의 중장기 외화 차입에 나서기로 했다. 이어 2월 이후 정부는 최소 10억 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에 나설 방침이다.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의 이번 외화 차입은 모두 최소 2년 이상의 장기 차입으로, 공모 형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국제 금융시장이 얼어붙은 뒤 국내 금융회사가 공모 형식으로 중장기 외화 차입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수은은 정부 보증 없이, 산은은 정부 보증을 받아 차입에 나설 예정이다.

기획재정부 최종구 국제금융국장은 2일“지난해 말부터 국제금융계의 중장기 차입 시장이 조금씩 열리는 분위기가 있어 국책은행들이 장기 외화자금 조달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평채 발행은 국책은행의 장기 차입 이후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 외환시장 사정이 당장 외평채 발행을 통해 달러를 들여와야 할 정도로 다급하지 않은 데다 외평채 금리가 향후 국내 금융회사와 기업의 자금 차입 때 기준금리가 된다는 점에서 보다 유리한 시점을 저울질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기회가 생길 때마다 외평채를 발행할 방침이다. 올해 60억 달러의 외평채 발행 한도를 잡아놓고 있다.

대우증권 고유선 연구위원은 “앞으로 정부가 필요한 자금이 많을 텐데 외부에서 조달해 올 수만 있다면 금융시장 안정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제적으로 금융위기가 큰 고비를 넘긴 만큼 우리 국책 금융회사들의 중장기 외화 차입 전망이 어둡지 않다”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