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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스타일 아이콘은 누구?

중앙일보

입력

대충 걸친듯 해도 멋스러움이 배어나는 그녀. 나이에 걸맞지 않은 듯 해도 매력적인 그녀들.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스타일은 그렇게 여심을 흔든다. 올 한해 빛나는 연기에 더한 차림새로 스타일 아이콘이 된 그녀들. 고은아, 오승아의 매력 포인트 엿보기.

세월 비켜 가는 절제되고 세련된 미니멀리즘의 정수
탤런트 장미희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장미희 시대’를 열어준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그녀가 맡은 고은아는 여왕처럼 도도한 인물. 교양과 품위를 소중히 여기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어쩔 수 없는 속물 근성을 가진 캐릭터다. 상류층 여성의 우아함을 갖고 있지만 때로는 얄밉고 때로는 우스운 고은아가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모은 요인은 뭘까. 그녀의 성격이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찡함을 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50대의 나이에도 여느 아줌마와는 다른 피부와 몸매, 그리고 헤어스타일과 패션이 고은아의 매력을 높였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다. 귀가 보이는 짧은 헤어 스타일과 고은아 특유의 이지적인 말투는 이번 드라마에서 장미희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잡았다. 남다른 패션 감각도 중년 여성들에게 화제가 됐다. 장미희 스타일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세련됨’이다. 군더더기 없이 단순하고 심플한 디자인, 무채색에 절제된 톤의 미니멀한 의상이 주를 이룬다. 간결한 주름장식으로만 마무리한 블라우스, 허리와 엉덩이 부분이 딱 맞는 바지 수트, 어깨부터 허벅지까지 직석적인 디자인으로 떨어지는 미니 원피스 등이 장미희가 즐겨 입는 스타일이다. 드라마에서 장미희가 매회 걸치고 나왔던 보석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드비어스, 다미아니 등 협찬 브랜드 제품들은 수 천만원에 호가하지만 방송이 나간 뒤 실제 매출 호조로 이어지기도했다. 보통은 장롱에나 고이 모셔둘 만한 화려한 다이아몬드는 고은아의 기본 아이템이다.

잘 다듬어진 다이어몬드보다 가공이 덜 되어 있는 다이아몬드를 매치했을 때 지나치게 차려 입지 않은 듯한 자연스러운 멋을 연출할 수 있다. 갈색,노랑색 등 은은한 유색 다이아몬드를 하는 것도 멋스럽다. 고은아의 액세서리 매치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액세서리를 한 두 가지로 제한했다는 점. 파티 같이 특별한 자리가 아니라면 주렁주렁 늘어지는 목걸이는피해야할 아이템이다. 귀걸이도 귓볼에 딱 붙는 클러치 스타일을 주로 착용했다. 이러한 디자인은 우아해 보인다. 목걸이, 귀걸이, 팔찌 등을 세트로 맞춰 하는 것도 자칫하면 촌스러울 수 있다. 소재나 색상만 어울리게 맞추거나 골드 뱅글 같이 하나의 포인트 아이템을 하는 것이 더 감각적이다. 장미희 스타일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헤어 스타일이었다. 보통중년 여성은 웨이브 퍼머나 어중간한 단발이라는 제한적인 헤어 스타일만 시도한다. 그러나 장미희는 귀가 나오는 짧은 커트의 생머리로 고급스럽고 우아한 느낌은 간직하면서 한층 밝은 이미지를 연출했다. 색상은 밝지도 어둡지도 않은 다크초콜릿으로 어떤 의상과도잘 어울리면서 전체적으로 차분한 인상을 연출했다. 전체적으로 볼륨이 살아 있는 보브형 커트에 뒤쪽 정수리부터 끝까지 볼륨을 넣어 단아한 이미지를 표현했다. 레이어드 없이 무거운듯 하면서도 라인이 살아나는 입체감 있는 커트가 장미희 헤어스타일의 포인트. 특히 옆머리가 귓불까지 떨어지도록 라인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드비어스 주얼리
우아하고 고상한 척하는 극중 고은아가 착용하는 주얼리는 그 자체로 화제가 됐다. 드비어스의 와일드플라워 시리즈는 5000만원에 상당하는 세트가 방송 직후 3개가 팔렸고 3억원 상당의 3캐럿 반지도 판매됐다고. 문의 02-3438-6116

시크 언밸런스 컷
미니멀한 장미희 스타일의 정점이었던 헤어 스타일. 장미희가 선보인 시크 언밸런스 컷은 전세계적으로 유행인 숏컷 스타일에 앞머리를 길게 빼고 볼륨감을 살려 언밸런스하게 연출한 스타일이다. 시크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여성의 부드러운 턱선을 살려줘 도도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준다.

베라왕 RTW
고은아는 베라왕 RTW, 마르탱 마르지엘라, 드리스 반 노튼의 제품을 즐겨 입었다. 베라왕 RTW는 색상과 디자인이 절제된 의상으로 젊은이들에게 유행인 미니멀리즘을 고급스럽게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문의 02-3446-0177

럭셔리하면서 감각적인 포인트 액세서리
화려한 방송국과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소재로 인기 몰이를 했던 드라마 ‘온에어’. 드라마 속 까칠하면서도 사랑스러운 국민 요정 오승아를 빼놓고는 올해의 스타일을 논할 수가 없다. 톱스타라는 역할에 어울리는 다양한 의상을 선보였던 김하늘은 이 드라마를 통해 좋은 연기 뿐 아니라 그 동안 부각되지 못했던 스타일리시한 면모를 과시할 수 있었다. 김하늘이 온에어를 통해 수많은 오승아 스타일을 만들어낸 비결은 캐릭터가 갖고 있는 카리스마와 당당함이 더해진 스타일링이었다. 자연스러우면서 부담스럽지 않은 오승아식 스타일링은 보는 이들에게 ‘따라하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켰다. 극 중 오승아는 평상시 청바지와 티셔츠의 간편한 차림을 즐기고 액세서리 하나로 전체적인 룩에 포인트를 줬다. 그때 그때 TPO와 기분에 맞춰 상의와 신발은 변화를 준다. 김하늘 스타일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액세서리 연출법이다. 그녀가 즐겨 썼던 복고풍 레이밴 스타일 선글라스는 오승아의 도도한면모를 과시해 준다. 펜던트가 큰 목걸이는 자칫 심심해 보일 수 있는 스타일을 안 꾸민듯 꾸민 멋스러움의 완성이다. 무엇보다 핑크, 옐로 등 원색부터 깔끔한 화이트까지 다양하게 선보였던 가방 연출이 돋보인다. 김하늘이 주로 사용했던 빅 백은 미니스커트, 스키니 진과 같이 타이트하고 미니멀한 의상들과 잘 매치됐다. 많은 소지품을 한꺼번에 담을 수 있고 스타일에 따라서 토트백, 숄더백, 크로스백으로 활용할 수 있어 실용적이기도.
김하늘이 스타일 아이콘 역할을 톡톡히 한 것에는 고가 의상만을 고집하지 않고 중저가 브랜드 의상을 다양하게 섞어 입은 점도 한 몫했다. 시슬리, 베네통의 협찬을 받았지만 다양한 디자인과 브랜드의 주얼리로 스타일을 마무리했다.

오승아의 솔직하고 당당한 성격을 표현하기 위해 착용했던 큰 링 귀걸이, 선글라스 등의 포인트 액세서리는 주효했다는 평. 김하늘은 오승아 스타일의 완성을 위해 주로 그룹 코코 출신의 윤현숙이 직접 제작, 운영하는 주얼리 브랜드 웨스트엔더와 엘르주얼리의 폭시하트 제품을 착용했다. 올해 최고의 헤어 스타일로 선정된 김하늘의 내추럴 웨이브는 계절에 상관없이 꾸준히 사랑 받는 스타일이다. 색상은 밝은 붉은 계열이 아닌 어두운 붉은 계열의 초콜렛 와인으로 너무 가볍지 않게 연출했다. 이 헤어스타일은 모발에 따라 볼륨매직이나 디지털펌으로 끝 부분에 굵은 C컬을 형성해 자연스럽게 연출하는 스타일이다. 여성스러우면서 도도한 매력이 살아 있는 헤어 스타일로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따라 해보고 싶은 스타일이 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폭시하트 귀걸이
온에어 최고의 히트 아이템은 역시 엘르 주얼리의 폭시하트 귀걸이다. ‘김하늘 주얼리’로 불렸던 폭시하트는 올해 5월 론칭한 신생 브랜드. 이 브랜드는 5월 론칭 후 디앤샵 내 주얼리 카테고리에서 매출 2위에 올랐다. 드라마에서 5번 노출됐던 폭시하트 귀걸이는 19만
원이라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선보인 다른 제품들보다 50배가 넘게 팔렸다. 문의 02-3014-6342

펜디 선글라스
오승아 선글라스’ ‘김하늘 선글라스’로 통했던 펜디의 복고풍 빅프레임 선글라스. 이 제품은 방송을 타자마자 일찌감치 품절돼 화제가 됐다. 40만원 대의 비싼 가격에도 소비자들의 구입 문의가 쇄도하자 수입사인 룩옵티스는 같은 시리즈로 재주문을 하기도 했다. 문의 02-3016-8212

루이까또즈 백
커리어룩에서 캐주얼룩까지 모든 스타일에 잘 어울리는 아이템. 김하늘은 심플한 스타일을 연출했다. 김하늘이 들고 나왔던 코오스라인 갈색 토트백은 방송 후 품절돼 예약 판매에 들어갔었다. 핑크 색상의 루아르백(사진)도 문의 전화가 쇄도했던 인기 아이템. 문의 02-231-4484

글=스타일리스트 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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