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돈 받은 의원 야당 편중 공개 - 이용남 前한보사장 증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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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민회의 김상현(金相賢).김원길(金元吉)의원,민주당 이중재(李重載)의원,오탄(吳坦)전의원.'

지금까지 검찰조사에서 이용남(李龍男) 전한보사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정치인들은 모두 야당인사들이다.이로 인해 16일 李전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청문회에서는 검찰 공표의 편파성이 도마에 올랐다.

야당의원들은 너나없이“이른바 이용남리스트에 왜 여당인사는 없느냐”고 따졌다.그러나 결과적으로 李전사장은 검찰조사에서 야당 뿐만 아니라 여당인사들에게도 돈을 주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조순형(趙舜衡.국민회의)의원의 추궁에“야당 전담은 아니고 사주(社主)가 지시사항이 있을때 임무를 수행했다”며“검찰에서 진술한 사람중에는 여당의 전.현직의원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바람에 청문회장은 금방 달아올랐다.

야당의원들은 일제히“그러면 왜 야당의원에게 준 것만 공표됐느냐”고 따졌다.李전사장은“나는 검찰에서 진술만 했다”며“검찰수사가 진행중이라 명단을 공개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야당의원들은 계속“왜 검찰에서는 얘기하고 청문회에선 진술하지 않느냐”며 추궁했지만 李전사장은 오히려“나는 분명히 검찰에서(여당인사들도) 진술했다”고 말했다.“사회생활을 하는데 지장이 돼 밝힐 수 없다”는 얘기도 했다.

결국 검찰과 야당의원 사이를 줄타기하는 李전사장의 진술로 검찰 공표의 편파성에 얽힌 의혹은 증폭되기만 했다.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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