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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청문회>이사철.김민석 의원 청문회 앙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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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2년전 검사와 피고인이었던 두사람이 지금 국회 한보특위에서 가장 날카로운 여야 앙숙이 돼있다.신한국당 이사철(李思哲.부천원미을)의원과 국민회의 김민석(金民錫.서울영등포을)의원이다.

두사람은 지난 7일 한보청문회가 시작된 이래 거의 매일 1합(合)씩 창과 방패를 휘두르고 있다.

12일 홍인길(洪仁吉)청문회에서는 李의원이 金의원에게 두차례나 비수를 들이댔다.“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의 인척이 특혜대출을 받았다”는 金의원의 폭로가 허위로 드러나자 李의원은 이를 놓치지 않고 꽉 물었다.“국회의원이 사람이름하나 확인 못하느냐”고 거세게 몰아쳤다.실수를 한 金의원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제2라운드에서 李의원은“金의원이 洪의원으로부터 용돈을 받았으며 특별면회를 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그는 洪의원의 확인을 끌어내려 애썼다.金의원으로서는 명예에 상처를 입는 일이었다.

金의원은 정면대결을 피했다.민주화운동에 몸바쳤던 모친이 자신에게 민주화동지였던 洪의원을 대신 면회하라고 부탁했다는 사연을 털어놓으면서는 울먹이기까지 했다.

7일에는 金의원의 공격이 더 날카로웠다.

그는“李의원은 경복고 후배이자 친한 김현철(金賢哲)씨의 혜택을 입어 공천을 받았는데 어떻게 25일 金씨를 제대로 신문할 수 있겠느냐”고 자격시비를 벌였다.

金의원은“내가 선공(先攻)한 것이 아니다.전에부터 李의원이 국민회의 재경위 4인방 운운하면서 나의 자격을 음해하길래 반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85년 대학생 73명이 참여했던'서울 미문화원 농성사건'때 李의원은 서울지검 공안부검사였다.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金의원은 배후주역으로 구속됐다.李검사는 주로 연세대생을 조사해 두사람이 직접 부닥치지는 않았지만 그 사건의'검사와 피고인'이었다. 재판장이었던 이재훈(李宰勳)전성남지원장은 92년 상주에서 출마했으나 낙선했다.검사였던 최연희(崔鉛熙)전춘천지검차장은 동해에서 신한국당으로 당선됐다.

변호인중에는 신한국당 박찬종(朴燦鍾)고문이

있었다.홍성우(洪性宇)변호사는 민주당으로 서울강남갑에서 출마했으나 실패했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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