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길.권노갑 의원 양복 입게 해달라 요청 - 청문회 맞는 서울구치소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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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보특위의 서울구치소 청문회를 하루 앞둔 6일 법무부.검찰은 휴일임에도 관련 직원들이 모두 출근해 준비상황을 최종 점검하는등 바쁘게 움직였다.

…검찰은 청문회가 한보사건 재수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청문회장에 검찰 수사관을 직접 파견하는 동시에 대검에도 청문회 녹취조를 편성해 중계 내용을 분석할 계획.

중앙수사부 김상희(金相喜)수사기획관은“검찰로서는 청문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범죄 혐의를 포착하려면 주요 피의자의 진술 내용을 한마디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설명.그러나 검찰은 소위'정태수 리스트'등 예기치 못한

내용이 불거져 수사에 지장을 받지나 않을까 내심 전전긍긍하는 모습.

…서울구치소측은 사상 처음으로 방송사 생중계가 계획되자 시설보안에 크게 신경쓰는 모습.구치소측은 특히 보도진에게 국가보안시설이란 점을 들어 청문회가 열리는 3층 대강당 양옆 창문을 통해 구치소시설이 방송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강조.

…구치소측은 평소 휴식시간을 이용,재소자들에게 TV시청을 허용해왔으나 7일 청문회는 일과시간중 진행되는 점을 감안해 불허할 방침.

이에 따라 구치소를 방문하는 한보특위 위원과 수행원들도 정문에 도착하면 청문회장인 대강당까지 일정 통로만 이용토록 하고 한번 본관에 들어서면 정해진 시간 외에는 나오지 못하도록 해 일반 재소자와의'조우'를 봉쇄할 계획.

…구치소청문회 첫 주자로 나서는 한보그룹 정태수(鄭泰守)총회장은 4일 허정훈(許正勳)변호사등과 함께 청문회 최종 점검을 마친 뒤 5,6일은 평소와 다름없는 수감생활을 했다고 구치소 관계자가 전언.

…홍인길(洪仁吉).권노갑(權魯甲)의원등은 생중계를 의식,수의가 아닌 양복을 입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으나 구치소측이 이를 불허해 섭섭해하고 있다는 후문. 이들은“지역주민들의 투표로 뽑힌 국회의원인데다 아직 유죄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수인번호가 찍힌 수의를 입은 모습이 방송되는 것은 선거구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는 입장.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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