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톱>본인 몰래 열린 한인현 화백展 - KBS 2TV '감동 깜짝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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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50년 가까이 그림을 그린 화가.그러나 그림을 팔지는 않는 화가.한인현(66)화백은 그래서'바보화가'라 불린다.

“팔 마음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내 그림이 좋은 것도 아니고…또 하나하나가 자식같아서….”

그가 그림을 팔지 못하는 이유다.한화백이 모르는 사이 그의 개인전이 열렸다.이계진(51)아나운서와 3일 밤8시30분 방송될 KBS2'감동 깜짝쇼'제작진에 의해서다.지난달 중순 제작진은 이계진씨에게 전화를 걸었다.“누군가에게 작은

행사를 통해 기쁨을 주고 싶지 않습니까.”그때 이씨는 서슴없이“한화백의 개인전을 열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친목모임'달빛을 사랑하는 사람들'회원들과 함께 82년 어느 시인의 소개로 한화백을 알게 됐다.그뒤 한화백의 그림에 반해 두차례나 함께 유럽 스케치여행을 다녀왔다.물론 비용은 이씨 부담이었다.전시회 장소는 원종배아나운서가 운

영하는 청담동'갤러리 시몬'을 공짜로 빌렸다.팸플릿과 조촐한 축하행사도 준비했다.

지난달 28일 이씨는 제작진과 함께 서울 개봉동 산동네 한화백의 집을 찾았다.“KBS에서 자료집을 촬영하려 하니 잠시만 그림들을 빌려주십시오.”

한화백의 3평 남짓한 작업실에서 1백여점의 작품중 30여점을 골라냈다.그리고 그림들은 KBS 대신 화랑으로 향했다.29일 또다른'달빛…'회원과 이씨,그리고 한화백은 청담동의 찻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약속시간이 상당히 지났건만 이씨는 나타나지 않았다.

회원은“근처에 화랑이 있으니 기다리는 동안 그림이나 구경하자”고 한화백을 유인(?)했다.'그러려니'하고 따라간 한화백.화랑안에는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이 있었다.가족.그림.'달빛…'회원들.

'깜짝쇼'로 열린 그의 전시회 장면을 진한 감동과 함께 3일 '감동 깜짝쇼'에서 지켜볼 수 있다.전시회는 15일까지 열린다. 〈권혁주 기자〉

<사진설명>

이계진아나운서등'달빛을 사랑하는 사람들'회원들의 도움으로 개인전을

열게 된 한인현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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