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9시뉴스 이후 시청자 MBC로 채널이동 - 방송사 봄프로개편 한달 희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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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SBS의 부진과 MBC의 반사이익'.

3월초 지상파 방송3사가 일제히'봄맞이 개편'을 외친 뒤 한달 뒤의 성적표다.

봄 개편에서 가장 주목을 끈 것은 SBS뉴스가 밤8시에서 9시로 옮겨간 것.이로인해 3사는 9시 뉴스,그 앞의 일일극,뉴스 뒤의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한판 승부를 겨루게 됐다.

뉴스와 앞의 드라마는 원래 KBS가 강세를 보였던 영역.시청률만을 놓고 볼 때 개편후 KBS는 얻은 것도,잃은 것도 없으며 단지 이 시간대 SBS의 시청자들이 5분의1 정도 MBC로 옮겨갔다는 분석이다.

이에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8시에 드라마보다 뉴스를 선호하던 시청자들이 SBS를 외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BS는 이 시간 대의 저조로 대표이사가 드라마 책임자를 불러“8시30분 드라마의 시청률을 끌어올릴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때부터 시청자들을 잡아놓으면 이어지는 뉴스와 그 뒤의 드라마에까지 채널이 고정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실제 KBS는 95년부터“8시30분의 일일극이 끝난 뒤 10초안에 뉴스를 시작한다”는 전략을 세워 양쪽의 시청률을 모두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연속극과 뉴스 사이에 광고가 들어가는 상업방송에서도 이 사례가 그대로 적용될는지는 의문이다.리모컨 덕택(?)에 시청자들이 광고만 나오면 채널을 돌리기 때문이다.

KBS의'뉴스채널 고정작전'이 성공했지만 그릇된 풍토를 조장한 것도 사실.뉴스의 질보다 앞 드라마의 인기에 편승,시청자를 잡아 두려는 이상한 편성 풍토가 생겨난 것이다.

9시 뉴스 뒤의 드라마 시간대는 MBC가 강세.특히'별은 내 가슴에'가 최진실의 출연 문제와“'사랑을 그대 품안에'를'자기복제'했다”는등 구설수에 오르는 데 힘입어 일단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는 했다는 평가다.

KBS2와 SBS의 드라마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SBS는 오는 7일부터 방송될'여자'(월.화),'모델'(수.목) 2편의 드라마로 심기일전하겠다는 계획.

아침 방송에서는 MBC가'생방송 아침이 좋다'로 주가를 올렸다.이전'두 여자'보다 같은 시간대 시청률을 3배 가량 높인 것.'생방송…'의 성공 비결은 시사성을 강화한 것.대중문화와 해외 토픽,조간신문의 주요 뉴스를 골라 매일 전달

한다.이는 그간의 주부대상 프로그램들이 단지 생활정보를 전달하는데 그쳤던 것과 크게 달라진 것이다.

특히 그때그때 화제로 떠오른 인물들을 찾아가 대본 없이 이야기를 나누는'직격 인터뷰'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은 홍준표의원,'젖소부인 바람났네'의 여배우 진도희등이'직격 인터뷰'의 제물(?)이 됐다. 〈권

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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