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9단 3金과 대좌 이회창 대표 정국 주역 위상확보에 신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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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대표에게 1일 4자영수회담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정치행사였다.그는 30여년간 한국정치를 주름잡아온 역전의 3金씨와 처음으로 같은 자리에서'얘기씨름'의 샅바를 잡은 것이다.

회담주제중 李대표가 야당의 양金씨와 언쟁을 벌일만한 것은 사실 별로 없었다.경제.민생 살리기는 여야간 이견이 있을 수 없는 명제인데다 금융실명제 보완같은 각론에서도 충돌이 없었다고 한다.

다만 선관위 지정기탁금의 여당편중에 대해 李대표가“그것은 기탁자의 자유의사”라는 견해를 내놓았다가 야당총재들의 따끔한 질책을 받기는 했다.하지만 그는 '야당측의 반격'정도로 해석했다.내각제를 놓고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와 李대

표가 찬반론을 교환한데 대해서도“논전이 일합(一合)에 그쳤다”고 했다.

李대표는 회담을 통해 자신이 명실상부한 정국 주역의 한사람으로 평가되기를 기대한 것같으며 이런 위상을 확보하기 위해 애쓴 흔적을 남겼다.“4자토론에서 여당대표로서 의견을 적극 개진했는가”라는 질문에 주저없이“물론 적극적으로 했다”

고 답했다.자신이 회담의'확실한 참석자'였음을 강조한 것이다.

그가 또 열심히 설명한 부분은 내각제 논전.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JP주장에 대한 답변을 주도적으로 李대표에게 맡긴 것을 놓고 얘기가 분분하자 그는 웃으며 설명했다.

“金대통령은 이미 분명하고 일관성 있게 얘기하지 않았는가.대통령은 과거의 입장과 달라진 것이 없으니 나에게 말해보라고 한 것 아닌가.”

그는 영수회담의 성과를 정국안정,나아가서는 대통령통치권의 안정으로 이어가려는 생각을 나타냈다.소감을 묻자 그는“시국이 어려운데 이번 회담으로 여야의 의견이 모아졌다”고 의미를 새겼다.현재 구성된 여야 권력질서를 흔들기보다 이의 안

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정리한 듯하다. 〈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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