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거함 IBM 재기 성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1일은 루이스 거스너(얼굴)회장이 침몰하던 거함 IBM을 맡은지 4년이 되는 날이다.측근들은 그가 지난 기간중'IBM 구조작전'의 3분의2는 달성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IBM의 주가는 40달러에 불과하던 93년보다 3배이상 올랐고 지난해 순익은 59억달러에 달했다.

IBM은 이제 더이상 과거의 IBM이 아니다.IBM의 지난 10년간 매출은 40% 증가했지만 인원은 오히려 40% 줄었다.

종업원 1인당 매출은 거스너 취임이후 4년동안 58%나 증가했다.하지만 몇가지 우려할만한 요인도 있다.

IBM이 PC등 많은 분야에서 경쟁력을 회복한 것은 사실이지만 확실한 1등으로 떠오른 분야는 별로 없다는 점이다.

투자가들은 IBM이 다른 경쟁사만큼이나 빨리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지난해 IBM의 매출은 5.6% 증가했지만 휴렛팩커드는 19%,인텔은 2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또 지난 10년간 IBM의 매출은 40% 늘었지만 이익은 단지 3.2%만 증가했다.

“우리는 많은 것을 해냈지만 아직도 해야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 IBM의 2인자인 재무담당 책임자 리처드 토먼의 말이다.

거스너회장 취임이후 IBM이 달라진 점은 대고객 관계를 강화한 것이다.그는 적어도 하루에 한명의 고객과 만난다는 원칙을 실천하고 있으며,주고객인 은행과 소매업계쪽의 판매조직도 다졌다.

의사결정 과정도 빨라졌다.PC부문 책임자인 조셉 포미첼리는 “거스너회장 이전에는 하나의 일을 처리하려면 7단계를 거쳐야 했다”고 회고한다.

지금은 슬라이드쇼를 통한 정형화된 업무보고 대신 대화 형태의 보고로 바뀌었고 중역들은 상당한 권한을 위임받고 있다.

IBM은 수년전 회사를 거의 침몰직전으로 몬 중.대형컴퓨터 부문을 요즘 회생시키고 있다.10년전만 해도 5~7년 주기로 새로운 컴퓨터를 내놨지만 지금은 거의 해마다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90년대 초반 엄청난 적자를 기록했던 PC

부문도 지난해 8.9%의 시장점유율로 세계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끊임없는 기술혁신없이는 시장기반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전세계 정보기술시장은 13% 성장했는데도 IBM의 시장점유율은 3년전에 비해 3% 떨어진 12%에 그쳤다.87년의 21%에 비하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강력한 인텔 칩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NT를 채택한 경쟁업체들은 IBM의 핵심시장이라 할 수 있는 기업의 전산실을 공략하고 있다.IBM이 달라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정보산업의 선도적 위치를 차지할 만큼 변화할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