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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Bs] 요즘 돈되는 집은‘팔색조 모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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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인터넷 하고 책도 보고=서울 신림동 서울대학교 인근 젤라또 아이스크림 카페 ‘카페띠아모’(www.ti-amo.co.kr)도 멀티플레이 점포다. 이곳을 찾은 손님들은 아이스크림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인터넷도 하고, 책도 본다. 아이스크림에 커피와 와플을 접목해 메뉴를 복합화했고, 북존이나 인터넷존 같은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추가해 멀티플레이 점포로서의 완성도를 높였다.

멀티플레이어나 멀티플렉스 영화관만 있는 게 아니다. 멀티플레이 음식점도 있다. 손님들이 여러 기능을 혼합한 점포에서 음식을 즐기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사진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온더그릴 홍대점, 멘무샤 뱅뱅사거리점, 카페띠아모 서울대점.


메뉴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커피는 110년 역사의 이탈리아 ‘라바짜’ 제품을 사용한다. 와플은 정통 벨기에 방식으로 구워 낸다. 북존에서는 잡지·소설·에세이 등 400여 권에 이르는 책을 골라 볼 수 있다. 점주 오은진(40)씨는 “점포 컨셉트를 바꾸고 나서 매출이 30% 올랐다”고 말했다.

테마형 룸카페 ‘카페루미’(www.caferumi.co.kr)는 카페, 보드게임방, PC방, 스터디룸의 기능을 갖춘 복합문화공간. 1인당 6000원을 내면 2~3시간 동안 자기만의 공간에서 커피나 차를 마시며 TV를 볼 수 있다. 보드게임을 하거나 인터넷 온라인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친구와 함께 숙제나 공부를 하고 세미나도 진행할 수 있다. 생일파티나 프러포즈를 위한 이벤트 공간도 마련돼 있다.

◆낮에는‘라멘’, 밤에는‘사케’=시간대별로 점포 기능을 달리해 매출 증대 효과를 보고 있는 멀티플레이 점포도 등장했다. 일본라멘&마키전문점 ‘멘무샤’(www.menmusha.co.kr)는 낮에는 ‘라멘전문점’으로 영업을 하다가, 밤이 되면 ‘사케전문점’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점심시간 즈음부터 오후까지는 일본 라멘의 느끼한 맛을 없애고, 사골 등으로 육수를 만들어 담백한 맛을 살린 돈코츠라멘, 미소라멘, 쇼유라멘을 판다. 저녁에는 준마이다이긴조, 혼죠조야마다니시키 등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10여 가지 이상의 사케와 도미뱃살조림, 간사이오뎅탕 같은 일식 안주류를 맛볼 수 있다. 뱅뱅사거리점을 운영하는 이철규(47)씨는 “점포 운영 시간이 길어져 체력 부담이 있긴 하지만, 돈 버는 재미에 힘든 줄 모른다”고 말했다.

낮에는 ‘카페’, 밤에는 ‘치킨호프’인 치킨호프전문점도 있다. 서울 신도림역 부근 카페형 치킨호프전문점 ‘치킨매니아’(www.cknia.com)는 내부 인테리어를 유럽풍 카페 스타일로 꾸몄다. 예쁜 인테리어를 활용하기 위해 낮 시간에는 커피와 주스를 팔며 카페처럼 운영하고, 밤에는 본업인 치킨호프로 변신한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통상 불황기에는 전문점보다는 복합점이 경쟁력이 있다”며 “특히 최근의 멀티플레이 점포는 단순한 메뉴 복합화를 넘어 점포의 기능 자체를 복합화해 매출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상호 연관성이 부족한 기능을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얻기는커녕 점포의 정체성이 흐려져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멀티플레이 점포는 단순히 하나의 메뉴에 다른 메뉴를 추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각각의 업종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결합해야 하며, 소비자의 기호나 시장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게 기능 구성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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