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기아엔터프라이즈 프로농구 원년 정규리그 우승까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기아 엔터프라이즈의 우승은 SBS가 나래를 꺾어준 덕에 예상보다 빨리 결정된 것이기는 하지만'우승할 팀이 우승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

아마추어시절 농구대잔치 일곱차례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기아는 프로출범 이후 전구단의 급격한 전력 향상으로 예상보다 많은 패수를 기록하면서도 승부처에서 최강팀의 저력을 발휘,군말없는 우승을 낚아냈다.

기아의 승률은 27일 현재 7할5푼,2위그룹인 나래.SBS(이상 6할5푼)를 1할이나 앞섰다.패한 경기에서도 10점이상 처지며 완패당한 경우가 없다.

기아의 우승비결은 국내선수와 용병들의 모범적인 조화,프로농구 특유의'프리랜스 플레이'(틀에 얽매이지 않는 공격과 수비)에 적합한 팀컬러,최인선감독의 무리없는 장.단기 전술 운용에 있다.

기아는 허재.강동희.김영만으로 이어지는 최강의 외곽진용을 클리프 리드.로버트 윌커슨이 강력하게 지원하고 이훈재.김유택등 교체멤버들이 뒷선을 떠받치면서 기복이 작은 레이스를 운영했다.

강력한 외곽진용의 팀워크를 확보하고 용병 기용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센터.가드를 한명씩 뽑은 타 구단과 달리 포워드만 2명을 뽑은 기아의 선택은 적절했다.

개인기가 뛰어난 기아의 라인업은 맨투맨 공격과 수비를 기본으로 하는 프로농구에서 최대의 장점으로 작용했다.특히 용병가드들과 대등한 싸움을 벌여준 리딩가드 강동희의 분투는 인상적이었다.

최감독은 간판스타 허재의 플레이에 크게 집착하던 아마추어의 틀을 깨고 과감한 2진기용으로 우승의 관문이었던 25일 현대,26일 동양전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강인함을 보였다.

기아는 정규리그 우승으로 플레이오프 4강에 선착해 1라운드를 면제받음으로써 플레이오프마저 석권,통합타이틀을 차지할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기아가 원년의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종합챔피언에 오른다면 창단이래 최대의 경사이자 프로농구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이 될 것이다. 〈허진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