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제천 등곡산 - 부담없는 코스 가족산행지로 제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봄가뭄이 심하다.최근 몇차례 비가 왔지만'내륙의 바다'충주호는 오랜 가뭄끝에 하얀 속살까지 드러내고 있다.충주~단양간을 잇던 수몰 도로도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충주호 선착장에서 물살을 가르며 월악나루까지 40여리길을 왕복

운항하던 쾌속 유람선은 지난 겨울부터 자취를 감췄다.

등곡산(충북제천시한수면탄지리.5백89)에 오르면 월악영봉(충북제천시덕산면수산리.1천93)이 가까이서 손짓한다.발밑으로 중부권 제1의 명소인 충주호도 한눈에 내려다보인다.그러나 만수위의 눈금아래로 나타나는 황톳빛 흙은 저고리 밑에

드러나는 여인네 속살처럼 단정치 못한 느낌이다.

등곡산행은 넉넉잡아 4시간이면 족하다.등산로 중간중간 소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져 있다.정상에서는 비록 물은 줄었지만 충주호의 또 다른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나들이하기 좋은 봄철 가족산행지로 적격이다.

승용차를 이용해 월악나루에서 단양방향으로 1㎞정도 달리면 월악주유소가 나온다.주유소에 차를 세워두고 월악나루 방향으로 1백여 되돌아 걸어오면 오른편에 비포장도로가 이어진다.이 길을 따라 10분정도 오르면 고갯마루에 닿는다.여기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오른편으로 뚫린 등산로를 따라 20여분 오르면 능선길에 닿는다.충주호가 조금씩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한다.4개의 작은 봉우리를 1시간30여분 오르내리다 보면 등곡산 정상에 다다른다.양옆으로 충주호가 발아래 펼쳐진다.마치 다도해의 올

망졸망 모여 있는 섬의 모습을 연상시킨다.월악영봉 뒤로 주흘산(1천1백6)과 조령산(1천26)이 버티고 있다.조망은 정상보다 전위봉(前衛峰)이 더 뛰어나다.

전위봉은 정상에서 손에 잡힐듯한 거리에 있지만 경사가 심해 왕복 30분정도 소요된다.하산은 정상에서 북쪽으로 뚫린 자그마한 길을 따라 내려간다.왼편으로 충주호를 바라보며 능선길을 40여분 걸으면 삼거리.떡갈봉이 왼편으로 우뚝 솟아

있다.떡갈봉을 거쳐 하산하면 1시간여 더 소요된다.

삼거리에서는 급경사길이 산아래까지 이어지므로 조심해야 한다.월악주유소까지는 30분정도.곳곳에 꼬리표가 붙어있어 산행중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귀경길에 수안보.능암.돈산.이천온천등에서 피로를 푸는 온천욕은 등곡산행이 주는 또 하나의 보너스다. <제천=김세준 기자>

<사진설명>

충주호반에 있는 등곡산은 적당한 높이로 서너시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다.등산객들이 전위봉에 올라 월악영봉을 바라보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