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파문 1년 소비자 불신 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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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온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던 광우병 파동이 20일로 발발한지 꼭 1년을 맞았다.

1년전 영국정부는 영국 소(牛)들에 만연한 광우병(BSE)이 사람에게 전염돼 치명적인 크로이츠펠트 야코프병(CJD)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공식 시인했다.

광우병 파동은 그간 전세계,특히 유럽에서 쇠고기 불신 현상을 초래했다.파동 직후 쇠고기 자체는 물론 우육 가공식품의 소비량이 40~50%씩 곤두박질쳐 유럽 축산농가들이 막대한 피해를 봤다.

진화작업에 나선 영국은 당초 소 4백만마리의 폐기처분을 검토했으나 여론에 밀려 그간 1백30만마리만을 소각했는데 여기에 무려 33억파운드(4조6천여억원)를 퍼부어야 했다.

이 바람에 영국에서는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쇠고기에 대한 신뢰가 서서히 살아나 현재 살코기 자체의 소비는 광우병 파동 이전 수준까지 거의 회복됐다.다만 광우병 전염의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밝혀진 가공식품의 판매는 아직도 바닥을

헤매고 있다.한편 호들갑스런 여론의 반응과는 달리 현재까지 CJD로 숨진 희생자는 모두 16명에 불과,그 위험성이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다.

결과론적이지만'쇠고기를 먹으면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각국 정부나 소비자들이 과민반응을 보인 측면도 없지 않았던 것이다. [런던=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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