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히트상품] 터치폰·교통카드·넷북·기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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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각형 휴대전화, 닌텐도 위(Wii), 소비자 고발 TV프로그램….

삼성경제연구소가 뽑은 ‘2008년 10대 히트상품’이다. <표 참조> 언론매체와 유통업체가 꼽은 히트상품을 종합해 69개 후보군으로 나눈 뒤 인터넷 회원 1만35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최종 선정했다.

올해 최고 히트상품은 휴대전화 스크린에 손가락을 대면 작동하는 촉각형 휴대전화인 이른바 ‘터치폰’이 손꼽혔다. 비싼 가격임에도 올 3월 본격 출시 이후 11월까지 150만 대 이상 팔렸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에게 즉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제품이라는 점이 통했다. 정보기술(IT) 제품이 1위로 선정된 것은 2003년 ‘디지털 포토’ 이후 처음이다. 터치폰 이외에도 초저가 PC인 ‘넷북’ 등 IT 제품이 지난 2년간 강세를 보였던 헬스·뷰티 관련 상품을 제치고 히트상품에 올랐다.

올해 히트상품은 ▶스트레스 ▶불확실성 ▶불신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경기 침체로 스트레스가 쌓이고 미래소득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광우병·멜라민 파동으로 시작된 식품 안전성 우려가 전반적인 불신으로 확산된 게 소비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0대 히트상품과 비교하면 이 같은 새로운 경향이 보다 뚜렷하다. 지난해는 자산 불리기 열풍으로 차이나 펀드와 자산관리계좌(CMA)가 큰 인기였다. 그러나 올해는 경기 침체로 가계들이 허리띠를 졸라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교통패스와 싼 노트북인 넷북이 히트상품에 올랐다. 특이한 현상은 이렇게 어려운 와중에 ‘기부’도 늘어 일종의 히트상품 대열에 올랐다는 것이다. 대중에 영향력이 큰 연예인들의 기부가 화제를 모았을 뿐 아니라 관련 사이트도 관심을 끌었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에는 웰빙 열풍으로 옥수수수염차와 BB크림·와인이 많이 팔렸다. 그러나 올해는 ‘우선 검증하고 보자’는 심리가 작용, 인터넷 토론방과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이 주목을 받았다.

가정용 게임기 ‘닌텐도 Wii’는 불황엔 소비자들이 집에서 즐기는 엔터테인먼트를 선호한다는 이론을 입증해주는 히트상품이다. 국내에서는 3월 출시 이후 10월까지 10만 대가 팔렸다.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선호도 변화가 뚜렷하다. 지난해엔 ‘무한도전’과 사극류가 인기였던 반면 올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는 ‘패밀리가 떴다’와 ‘우리 결혼했어요’, 드라마에서는 ‘베토벤 바이러스’가 사랑받았다. 과거의 리얼리티 쇼는 등장인물의 독특한 캐릭터로 웃음을 줬다면, 올해는 대인관계를 구성 요소로 설정해 또 다른 재미를 줬다는 분석이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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