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수가 시청률 높여 - '별은 내가슴에' '애인' 등 후광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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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지난 7일 SBS가 최진실을 상대로 냈던 MBC드라마 출연금지 가처분신청은 SBS가 13일 소를 취하함으로써 일단락됐다.

이 과정에서 SBS가 얻은 것은 무엇이고 MBC가 잃은 것은 무엇인가.방송가에서는 MBC만 득을 보았다고 잘라 말한다.득이란 양사의 소란스런 다툼에서 최진실이 출연한 MBC의 새 월화미니시리즈'별은 내 가슴에'만 널리 알려졌다는

것이다.

그 덕인가.3일부터 방영되고 있는'별은 내 가슴에'는 단번에 시청률 상위권에 진입하면서 MBC 월화미니시리즈의 인기 전통을 잇고 있다.

MBC 월화미니시리즈들이 인기를 끈 이유가 드라마 자체의 재미와 완성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일련의 미니시리즈들이 일군 구설수의 덕택을 톡톡히 보았다는 시각이 적지 않아 흥미롭다.

다시 말해 지난해'애인'이후 MBC 미니시리즈들은 한결같이 의도했든 안했든 공통적으로 물의를 빚거나 구설수에 오르는등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이것이 일정하게 시청률 제고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방영된'애인'은 여성단체등 여러 곳에서 불륜을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으며 논란의 중심이 됐고,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후속'화려한 휴가'는 지나친 폭력장면 때문에 방송위로부터 수차례 경고를 받았다.

막간의'일곱개 숟가락'에 이어 등장한'의가형제'는 팝송을 틀어놓고 경박한 몸놀림을 해가며 수술하는 장면 때문에 의사들로부터 거친 항의를 받았다.이 장면이 나간 후 의사들은“정말 저렇게 수술을 하느냐”는 질문에 대답해야 하는 곤혹을

치러야만 했다.

한편'별은 내 가슴에'는 어떤가.지난주 2회가 나간 현재 시청자의 눈을 잡아놓는데는 성공했다.

그러나'별은…'가 높은 시청률을 점유할 수 있었던 것은 방영 전부터 일본만화를 참고했다는 사실과 연출을 맡은 이진석PD가 자신의 이전 연출작'사랑을 그대 품안에'를 자가표절했다는 의혹이 부추긴 구설수 후광효과도 컸다.

게다가 더 결정적인 눈길끌기의 풍로 역할을 한 것이 최진실 출연을 놓고 SBS와 벌인 밀고당기기다.

신문지상을 장식하는 최진실에 관한 양사의 다툼은 자연히'별은 내 가슴에가 무엇이길래'라는 호기심을 자극했고 3일 첫방송에 눈을 쏠리게 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소를 취하한 SBS측의 사정을 들여다 보면 사건을 끌어 결과적으로 경쟁드라마를 도와주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는'뒤늦은 깨달음'이 있었던 것 같다.

한 PD는“사실 물의를 일으켜 홍보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있고 그러고 싶은 충동도 느낀다”고 고백한다.

MBC 정문수TV제작국장은 월화미니시리즈가 물의를 빚은 일들이 의도적이었다는데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강조한다.

그는“드라마를 홍보하는 수단이 드라마 자체의 완성도에 초점이 주어지지 않고 부차적인 것에 의존할 때 그 효과가 과연 얼마나 지속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그 말속에는 작품이 따라줄 때는 부차적인 것의 효과가 만만치 않다는 뜻도 담겨있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규화 기자〉

<사진설명>

MBC의 미니시리즈'화려한 휴가''애인''의가형제'와 현재의'별은 내

가슴에'의 인기는 드라마 자체의 재미도 있지만 불륜.폭력등 사회적

구설수와 출연탤런트 관련 소송등'후광효과'의 덕도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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