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3년 4차 중동전쟁 개전 초기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영국 총리의 전화를 받지 못할 정도로 만취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워싱턴 포스트는 27일 미 연방문서국이 26일 비밀 해제한 헨리 키신저 당시 국무장관의 전화 통화 녹취록에 이 같은 내용이 있다고 보도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전쟁 닷새째인 10월 11일 에드워드 히드 당시 영국 총리에게 닉슨 대통령과 통화하고 싶다는 전화를 받은 키신저는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보좌관에게 전화를 걸어 "지금 안 된다고 해도 될까? 아까 보니 대통령이 취했던데"라고 말했다. 결국 키신저는 히드 총리에게 "내일 아침에나 대통령과 통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닉슨은 의회가 워터게이트 사건을 문제삼아 자신을 탄핵하려 하자 의사당에 핵폭탄을 떨어뜨리겠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74년 3월 20일 알렉산더 헤이그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미식축구공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키신저에게 "미식축구공은 핵 가방을 뜻하며, 대통령이 그것(핵폭탄)을 의사당에 떨어뜨리려 한다"고 설명한 뒤 닉슨의 농담이라고 밝혔다.
윤혜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