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찬호야 … 승엽아 … ” 불러도 대답 없는 메아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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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사령탑에 오른 김인식 감독의 고민이 깊다. 김 감독이 예고한 최종 엔트리(28명) 확정일(26일)이 1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달갑지 않은 소식이 속속 들려오는 탓이다.

무엇보다 국제 대회 때마다 ‘투타의 구심점’ 역할을 해 온 박찬호(FA 선언)와 이승엽(요미우리)이 불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감독은 “박찬호가 12월 중순께면 FA 계약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다년계약할 경우, WBC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기대를 품었지만 상황은 뜻과 다르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 언론을 통해 ‘박찬호에게 관심을 보이는 구단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성사 가능성이 크지 않다. 더구나 ‘1년 계약’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의 이승엽은 “소속팀에 전념하고 싶다”며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기술위원을 통해 불참 의사를 다시 전했다.

‘국적 논란’까지 감수하고 후보 명단에 포함한 백차승(샌디에이고)은 지난 7일 미국으로 떠났다. 언론을 통해 불참 의사를 밝힌 그는 김 감독의 설득으로 “조금 더 생각해보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확답을 주지 않은 채 미국으로 돌아갔다.

일본행이 가시화된 김동주(두산)마저 WBC 참가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추신수(클리블랜드)도 ‘WBC 출전은 구단의 승인이 필요하다’며 대표팀 합류에 미온적인 입장이다.

그나마 김 감독에게 위안을 주는 이는 김병현(전 피츠버그)과 임창용(야쿠르트)이다. 김병현은 현재 서울에서 개인 훈련 중이다. 김 감독은 “소속 팀 없이 1년을 보냈지만 지속적으로 공을 던져왔고, 몸 상태도 좋은 편으로 알고 있다. 본인의 WBC 참가 의사도 강하다”고 전했다.

임창용(야쿠르트)은 “WBC 참가에 맞춰 예년보다 일찍 페이스를 끌어올리겠다”고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주니치 외야수 이병규도 WBC 출전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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