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영화>테레즈 라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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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천국의 아이들'(45년작)로 불후의 명성을 얻은 프랑스 감독 마르셀 카르네가 비평가들로부터'구닥다리 영화 작가'로 비판받던 53년에 만든 영화.

카르네감독은 유명한 르네 클레르의'파리의 지붕 아래'(30년작)에서 조감독으로 일했고 36년'제니'로 감독에 입문했다.그는'브레스트에는 항상 비가 내리고 있었지'란 대중적 시로 유명한 시인 자크 프레베르와 손잡고 프레베르의 시나리

오로 30년대 말과 40년대초 프랑스 영화를 대표하는 감독의 자리에 올랐다.

카르네는 전후인 48년 프레베르와 결별하고 미국 영화의 대량유입과 새로운 시대상으로 대중의 입맛이 변하면서'구식 영화 기술자'란 말을 들으며 뒷전으로 밀려났다.그는 구식 영화의 전통에 젖어 절대 야외 로케이션을 안하기로 유명한 감

독이기도 했다.그의 영화에 나오는 야외 장면은 모두 스튜디오에서 그림등으로 꾸며낸 것이다.

이 영화는 자연주의 소설가 에밀 졸라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것인데 그해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을 받았다.담담하고 사실적인 진행이 관객의 마음을 끈다.고전영화 팬들이라면 놓칠 수 없는 영화다.

내용은 살부도주(殺夫逃走)이야기로 병약한 사촌 카미유와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하게 된 고아 테레즈가 이탈리아인 트럭운전사 로랑과 사귀면서 사건이 벌어진다.파리로 달아나기 위해 기차를 탄 두사람은 카미유에게 들키고 몸싸움 끝에 로랑

은 카미유를 기차 밖으로 떨어뜨린다.하지만 완전범죄란 없는 법.둘은 결국….

일본의 세계적 감독 오시마 나기사의'욕정의 제국'내용에 오리지널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한 영화다.원제 Thrse Raquin.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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