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2008한국바둑리그] 2008 마지막에 웃는 자 누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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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신성건설과 영남일보의 챔피언결정전이 2차전까지 1대1로 팽팽히 맞섰다. 8개월간의 대장정을 이어 온 KB국민은행 2008한국바둑리그는 13일 오전 10시에 시작되는 3차전에서 대미를 장식한다. 이날 바둑TV에서 5판이 연속 두어진다. 과연 최후에 웃는 자는 누구일까. 우승 팀엔 2억7000만원, 준우승 팀엔 1억6000만원의 상금도 준비돼 있다.

◆2차전 수훈은 고근태와 윤찬희=1차전에서 1대3으로 패배한 신성건설은 2차전에서 신예 윤찬희 2단을 선발로 내세웠다. 윤찬희는 열세의 예상을 딛고 영남일보의 핵심 전력으로 떠오른 강유택 2단에게 극적인 반 집 역전승을 거뒀고 이 반 집이 기울어가던 승부의 저울추를 돌려놓았다. 2국에서 목진석 9단이 윤준상 7단에게 불계패했으나 3국의 고비 판에서 다시 고근태 6단이 영남의 강자 허영호 6단에게 1집 반 승을 거두며 2대1로 앞섰고 4국에서 신성의 주장 박영훈 9단이 영남의 주장 김지석 4단에게 대 역전승하면서 3대1로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최종전 예상=부담감이 극도로 커지는 3차전은 그간의 전력이나 실력은 무의미할 수 있다.

1, 2차전에서도 이미 하위 랭커가 상위 랭커를 꺾는 현상은 반복해서 일어났다. 랭킹 5위의 박영훈이 13위의 김형우에게 졌고 랭킹 11위의 강유택이 35위의 윤찬희에게 지는 등 전문가들의 예측은 거의 들어 맞는 일이 없었다. 3차전에선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고 결국 챔피언의 자리는 심장이 강한 팀에 돌아갈 것이다. 2차전에서 승리한 박영훈 9단은 “던져야 할 바둑이었는데 상대가 막판 계속 실수를 해줬다”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행운이 따라준 이 한 판을 계기로 박영훈이 컨디션을 되찾는다면 신성으로선 큰 힘이 될 것이다.

1국은 박영훈 9단 대 강유택 2단. 전력으로는 박영훈 우세다. 2국 목진석 9단 대 윤준상 7단. 랭킹에선 4위의 목진석이 한참 앞서지만 상대 전적에선 윤준상이 8승3패로 우세하다. 다만 목진석도 국수전에서 이세돌 9단에게 한 판을 건지며 기운을 차렸다. 5대5의 승부. 3국은 고근태 6단과 김지석 4단. 김지석은 영남의 주장으로 기대되는 신예 강자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서 2연패하며 실망을 안겨줬다. 현재 상황은 5대5다. 장고바둑인 4국은 이정우 6단 대 김형우 3단. 영남의 최규병 감독은 “장고 바둑에서 김형우는 신성의 누구라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강하다”고 말한다. 나름의 필승 카드로 김형우를 장고바둑에 배치한 것이다. 상대 전적에서도 3승1패로 우세하고 랭킹도 13위 대 44위로 한참 앞서 있다. 김형우 우세.

이런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결국 2대2가 될 것이고 승부는 최종국인 5국에서 가려질 가능성이 크다. 랭킹 19위의 허영호가 랭킹 35위의 윤찬희보다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 있다. 오더로는 영남일보가 약간 우세하다.

그러나 거듭 얘기하지만 이런 예상은 다 소용없는 일일지 모른다. 최종전은 가슴 떨리는 승부. 특히 젊은 기사들은 단체전인 한국바둑리그에서의 승패를 개인전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팀에 패배를 안겨주는 것을 치욕으로 여기기에 프로기사가 눈물을 흘린 사건도 한국리그 무대에서만 일어났다. 누구 심장이 더 튼튼하고 누가 더 집중력을 발휘하느냐가 최후의 승자를 결정지을 것이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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