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럼방지.난간설치는 기본- 장애인.노인 위한 욕실 개조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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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신체 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사용하는 욕실은 집안의 어느곳보다 섬세하고 까다로운 배려가 필요하다.욕실은 바닥에 항상 물기가 고여있게 마련이어서 미끄러지기 쉬운데다 옷을 입고 벗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 휠체어를 타는 경우 욕실이 좁거나 문턱이 높으면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욕실 이용이 불가능해지고 넓더라도 세면대나 각종 보조기구가 잘못 설치돼 있을 경우 장애인과 노인들은 큰 불편을 느끼게 된다.

신체장애인이나 거동불편한 노인이 사용하는 욕실은 어떻게 개조해야 하는지 부분별로 살펴본다.

◇욕조와 샤워기=휠체어를 이용하는 노인이나 장애인의 욕실에는 휠체어를 타고 진입할 수 있는 샤워장이 필수다.또 욕조내에서 샤워할 경우에는 바닥높이 조절용 리프트를 설치해야 한다.그리고 미끄럼 방지용 바닥마감재를 깔도록 하고 날카로

운 모서리를 가진 타일은 피해야 한다.샤워기는 누르면 물이 나오고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물이 자동으로 잠기는 것이 좋다.그리고 샤워전용 의자도 갖추어야 하며 이 의자는 차갑지 않도록 해야 한다.샤워기 주변에는 물이 튀지 않도록 커튼

을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배려가 될 수 있다.

◇세면대와 변기=세면기는 반드시 휠체어를 타고 접근가능하도록 밑면이 비어있는 것이어야 하며 세면기의 높이는 이용자에게 적합하도록 조정해야 한다.변기의 좌대는 차갑지 않고 푹신한 것으로 하며 높이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일반

적인 경우 48㎝이상이 사용하기에 편리하다.

◇그밖에 주의할 것=욕실 내부 곳곳에 적당한 난간을 설치해주는 것은 기본이다.또 장애인이나 노인은 입욕시간이 길다는 점을 감안,다른 가족을 위해 목욕 기능이 없는 별도의 화장실이 필요하다.그리고 욕실의 문은 반드시 화장실 밖으로

열리도록 하며 욕실 바닥은 난방장치를 하는 것이 좋다.병 모양의 이동식 소변기를 욕실에 두는 것은 노인과 장애인에게 편리함을 준다.대신 별도의 보관장소와 세척장소를 마련한다.

연세대 박영기(朴英基.건축공학과)교수는“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에 비해 장애인이나 노인을 위한 욕실 개조가 뒤떨어진 것이 현실”이라며“하지만 가정에 장애인이나 노인이 있다면 욕실은 이들이 쓰기에 적합하도록 개조해야 사용자도 편리하고 욕실내 안전사고도 미리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신용호 기자〉

<사진설명>

좌변기와 욕조에 손잡이가 설치되고 앉아서도 샤워를 할 수 있도록 의자가

마련된 욕실.장애인과 노인들에겐 꼭 필요한 시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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