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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취임식 ‘경건하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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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5년 만에 처음으로 시카고 단골 양복점에서 새 턱시도를 맞췄다. 내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 날 입을 옷이다. 취임일에는 오바마의 모교인 하와이 호놀룰루 소재 푸나호고교 음악대가 취임 축하 퍼레이드에 참여한다. 미국 내 1400여 음악대 중에서 특별히 뽑혔다. 축가는 샌프란시스코 소년·소녀합창단이 부른다. 미국 역사상 최대 숫자인 150만 명 이상이 현장에서 지켜볼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의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바마 취임식은 이전 대통령들의 행사와 마찬가지로 아침 예배, 취임 선서, 축하 퍼레이드, 무도회 등으로 구성된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이란 의미를 지나치게 축소해선 안 될 것이라는 주장도 많지만 취임식 준비위원회는 ‘어떻게 하면 경건하면서도 의미 있게 치르느냐’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이 진행 중인 데다 대공황 이래 최대 금융위기와 실직자 급증이란 위급한 상황에서 화려하고 요란한 취임식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준비위원회의 린다 더글러스 대변인은 “취임식 행사를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백악관을 묘사한 TV 드라마 ‘웨스트 윙’을 만든 아론 솔킨은 “취임식 자체가 충분히 극적이므로 연출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통령 사학자 로버트 달렉은 “낭비가 심한 거창한 취임식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며 “오바마는 지금의 미국 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 인물이어서 사려 깊지 않은 행동을 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래서 준비위원회 측은 취임식 무대를 화려하게 꾸미지 않으면서도 축제 분위기를 살리는 데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일부에선 오바마와 조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이 취임식 날 전에 워싱턴 지역 사회를 찾아 자원봉사 활동에 나서는 것도 계획 중이라고 한다.

공식 행사와는 무관하게 할리우드 스타들도 대거 워싱턴DC에 나타날 계획이다. TV쇼 진행자이자 오바마의 열혈 지지자인 오프라 윈프리는 취임식 주간에 워싱턴DC에 있는 케네디센터에서 최소한 1회 이상의 공연이 포함된 파티를 열기로 했다. 브루스 스프링스틴, 스티비 원더, 비욘세 등 유명 가수들이 나온다 해도 비공식 파티에만 출연할 가능성이 크다고 NYT는 내다봤다.

역대 대통령 취임식 분위기는 당시 경제 상황과 깊은 관련이 있다. 미국 경제가 전후 최대 전성기를 구가했던 1953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 취임식에는 행진 참가자만 2만5000명에 달했다. 4시간30분 동안이나 진행된 행진 대열에는 말 350마리, 코끼리 3마리, 알래스카 개들도 끼어 있었다. 반면 전쟁 중이던 45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취임식은 행진 없이 14분 만에 끝났다. 오찬 행사에 참석한 귀빈들도 차가운 치킨샐러드로 만족해야 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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