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유어 100선' 전시 -신라호텔 조리사 한영용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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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전유어(煎油魚) 요리의 비법은 적당한'불조절'과'살짝 뒤집는 순발력'에 있지요.”

각 지방 고유의 전유어(일명 부침개)들을 한자리에 모아'한국 전유어100선' 전시회(28일까지 서울 인사동'우리세계')를 열고 있는 신라호텔 조리사 한영용(韓泳鏞.29.사진)씨의 귀띔.이번 전시회에 선보이는 전은 모두 1백70여종

.쑥갓잎과 무화과가 얹힌 익산의 석류전,참기름에 구운 갈비가 바삭바삭한 해남의 떡갈비전등 팔도의 맛깔스런 전들이 총집합했다.

웬만한 요리책에도 전요리의 소개가 10~20여가지에 그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전시회가 얼마나 본격적인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그가 전요리를 익히는데 가장 큰 스승이 된 이는 그의 어머니.함열남궁씨 종녀로 태어난 어머니는 가문음식과 일제시대 기생조합이었던 권번(券番)에서 일하던 사람들로부터 배운 요리기술을 아들에게 고스란히 전수했다.이렇게 어머니로부터 전

수받은 전의 수가 70여가지.나머지 1백여가지는 韓씨가 발로 뛴 결과다.

요즘 그는 우리전을 계승하는 것은 물론 외국인의 입맛에 맞는 전 개발에도 한창이다.그래서 야콘이나 베이컨등 서양 음식재료를 활용한 전도 이번 전시회에 내 놓았다.“남들이 잘하는 요리는 반드시 해봐야 할 만큼 욕심이 많다”는 韓씨는

지난해 신라조리대상전에서'팔도겨울 별식전(煎)'으로 금상을 받기도 했다.이제 韓씨가 요리를 배우기 시작한지 10년.체계적으로 공부하고 싶어 95년에는 경희호텔경영대학 조리과에 입학했고 이제 첫번째 꿈인 전시회도 열게 됐다.“앞으로

전에 관한 요리법과 유래를 담은 책을 쓰고 싶어요.먼 미래에는 학교에서 제자들도 키워내고 싶고요.”韓씨의 꿈은 끝이 없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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