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영어신문 기사 5W1H 찾기로 첫 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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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사범대부설여중 3학년 학생들이 신수진 교사의 지도로 E-NIE 수업을 하고 있다. [오상민 기자]

“‘English’ 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영어신문에 나오는 알파벳을 조합해 만들어 볼까요.” 5일 오후 4시 서울대사범대부설여중의 한 교실. 신수진 교사의 말에 학생들이 영어신문을 뒤적였다. 자신들이 생각하는 단어를 만들기 위해 알파벳을 잘라 종이에 붙였다. 3학년 안윤진양이 만든 문장은 ‘English is money’. 친구들이 이유를 물었다. “영어를 배우려면 돈이 필요하고, 영어를 잘하면 돈도 많이 벌 수 있잖아.” 신 교사는 “ 영어신문과 친해지기 위한 활동으로 E-NIE 입문 단계에 해당된다”며 “학기 중 E-NIE(영어신문 활용 교육, English Newspaper In Education)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최근 영어 실력을 쌓기 위해 E-NIE를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단계별 E-NIE 방법을 알아봤다.

배경지식 쌓아 영어구술면접에 도움 신 교사는 “다양한 사회현상이나 상식을 영어 교과서로 배우기엔 한계가 있다”며 “영어신문을 통해 교과서 내용 외에 사회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고려대 영어영문과 김형엽 교수는 “영어신문은 뉴스 공급원인 미디어와 영어교과서의 역할을 동시에 해주는 매체”라며 “청소년들이 뉴스나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강조하는 영어신문의 강점은 에세이를 쓰는 데 필요한 배경지식과 논리력, 표현을 익힐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입시에 활용되는 영어구술면접은 수험생의 영어실력뿐 아니라 다양한 지식을 측정하기 때문에 영어신문이 큰 도움이 된다. 신 교사는 “영어신문은 영어구술면접을 준비하는 데 훌륭한 보조 교재”라고 강조했다.

영어신문 가장 좋은 에세이 텍스트 영어신문으로 듣기 공부도 할 수 있다. 신문에 따라 홈페이지를 통해 오디오 서비스를 하기도 한다. “주니어 영어신문은 구독 대상인 학생 수준에 맞춰 말하기 속도와 발음을 정확히 제공한다”는 게 신 교사의 설명이다.

최신 시사용어부터 일반상식과 관련된 영어표현까지 싣는 신문도 있다. 그는 “영자신문은 그 자체가 가장 좋은 에세이 텍스트”라며 “전문적으로 쓰기 훈련을 받은 기자들이 체계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기사를 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쓰기 능력을 키우려면 기사를 읽기 전 제목이나 주제만 보고 에세이를 쓴 후 자신이 쓴 글과 기자가 쓴 기사를 비교해 보면 부족한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신 교사는 자신만의 ‘영어 표현 노트’를 만들어 보라고 권했다. 정치·경제·문화·역사·국제·스포츠 등 테마를 나눠 활용 가치가 높은 표현을 정리해 두면 좋다. 해당 주제에 대해 글쓰기를 할 때 어휘와 신문 용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주니어 영어신문의 경우 기사에 대한 원문 해석이 함께 제공된다. 해석만 보고 영어로 옮긴 다음 원문 기사와 비교해 본다. “처음에는 50단어 정도의 짧은 기사로 연습한 후 긴 기사로 옮겨가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신 교사의 설명이다.

주제별로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 기사를 스크랩한 다음 반복해서 읽어도 효과적이다. 해당 주제에 대한 글을 쓸 때 어휘와 신문 용어를 쉽게 확인하고 점검할 수 있어 논술 대비에 유용한 참고자료가 된다.

관심 분야나 수준 맞는 기사부터 공부해야 영어신문 활용교육을 처음 시작했다면 교과서 단어와 같은 단어를 신문에서 찾아본다. 헤드라인과 해당기사를 따로 떼어놓고 연결해 보는 활동은 글을 빨리 읽는 데 도움이 된다. 기사에서 필요한 정보만 찾아 읽는 연습으로, 모든 내용을 일일이 해석하려는 독해 습관을 고치는 데 좋다. 기사에 5W(when·where·who·what·why)·1H(how)를 찾아 메모하는 방법도 추천할 만하다. 반대로 5W·1H를 주고 새로운 기사를 써볼 수도 있다.

한국ENIE교육학회 서동희(주성대) 교수는 “중간 단계로 올라가면 헤드라인을 완전한 문장으로 바꾸는 연습을 해보라”고 권했다. 헤드라인 작성의 규칙을 발견할 수 있다. be동사 생략, 미래는 to부정사로 나타내는 식이다. 예컨대 ‘SHOP BLAZE 5 DEAD’는 ‘Five people died in a fire in a shop’을 표현할 수 있다.

고급 단계에서는 기사를 읽고 헤드라인 작성에 도전한다. 헤드라인의 한두 단어를 삭제한 후 리드를 읽고 헤드라인을 완성하는 것이다. 논·구술 및 영어 인터뷰 대비를 위해 기사 내용에 대해 “What is the main idea of this story?(이 내용의 요지가 무엇인가?)” “What was the result?(결과가 무엇인가?)” 등의 질문을 만들어 스스로 대답하는 연습을 한다.

신 교사는 “영어신문 활용교육의 첫 단계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라며 “입문 단계에서는 자신의 관심분야나 수준에 맞는 기사를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박정현 기자
사진=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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