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 혼혈’ 첫 미스 프랑스 또 다른 오바마 효과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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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프랑스에서 첫 흑백 혼혈이자 이민 2세 미스 프랑스가 탄생했다. 이를 계기로 프랑스에서도 소수 인종이 사회 중심부로 진출하는 ‘오바마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주인공은 올해 19세 된 대학생 클로에 모르토다. 남서부 미디 피레네 출신인 그는 백인인 프랑스인 아버지와 미국에서 이민 온 흑인 어머니의 피를 받아 태어났다. 모르토의 어머니는 25년 전 미시시피주에서 프랑스로 건너왔다. 모르토는 1m80cm의 훤칠한 키에 시원스러운 이목구비를 갖춰 흑인과 백인의 신체적 장점만 물려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대학에서 국제경제를 전공하고 영어와 프랑스어·스페인어·중국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한 재원이기도 하다. 프랑스 국민이 그를 보면서 버락 오바마를 떠올리는 이유다. 모르토는 “프랑스 사회의 다양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모르토의 등장은 오바마 당선에 이어 다시 한번 프랑스 사회에서 흑인의 주요직 진출이라는 이슈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프랑스는 아프리카에 식민지를 거느렸던 과거 때문에 미국 못지않은 ‘모자이크 사회’다. 이로 인한 갈등도 잠재돼 있다.

오바마 당선 직후 한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자 가운데 90%가 오바마의 당선 소식이 기쁘다고 응답했다. 최근에는 일부 백인도 흑인의 권리 확대를 위한 청원에 앞장서고 있다.

사회 각계 인사들이 흑인의 사회 참여 확대를 주장하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란 청원서를 정부 부처와 기업에 돌리고 있다. 프랑스 사회가 인종의 다양성을 위해 좀 더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부인 카를라 브루니도 지지했다.

그러나 여전히 전망은 어둡게 나온다. 주간지 누벨옵세르바퇴르는 최근 “프랑스에서도 흑인 대통령이 가능할까”라는 특집기사를 실었다. 기사의 결론은 상당수 프랑스인이 오바마의 당선을 반기지만 ‘프랑스판 오바마’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려졌다.

파리=전진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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