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파티·출장 줄여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연말 파티를 취소하고 출장비와 접대비도 최대한 줄여라.”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타워스페린은 한국과 중국·일본·싱가포르 등 아시아 7개국에서 활동 중인 글로벌 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경제위기와 기업 인사 및 보상 정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비용 절감이었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은 출장을 삼가고 각종 접대비를 줄이겠다는 응답(75%)이 가장 많았다. 연말을 맞아 직원 대상의 각종 파티나 행사도 취소 대상(61%)이었다. 임직원의 임금이나 성과급을 줄이겠다는 기업도 절반(53%)이 넘었다. 직원들의 업무훈련비 감축을 고려 중인 기업도 46%에 달했다. 타워스페린 한국사무소 박광서 사장은 “기업이 훈련비용을 줄이면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우수 인재가 이직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기업들이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은 이번 금융위기를 그만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국내 글로벌 기업 중엔 업무능력이 뛰어난 직원과 성과가 높은 부서만을 대상으로 임금을 인상할 것이란 답변이 많았다. 고용 예산 전체를 우수 인재를 중심으로 분배하겠다는 답변이 한국은 21%로 홍콩(8%)이나 중국(7%)·싱가포르(4%)보다 높았다.

한 제약업체 김모(42) 영업팀장은 요즘 고민이 많다. 회사에서 불필요한 경비를 줄이라는 지침을 받고서다. 예전 같으면 부서 회의를 겸한 회식 비용을 회의비로 처리해 줬던 걸 최근에는 좀체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자신의 사비로 팀 회식을 한다. 출장비 처리도 엄격해지면서 택시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장정훈 기자

▶ Joins 직장인 섹션 바로가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